총선 전 코스피, 1987년 이후 9번 중 5번 상승

한국의 4월 국회의원 선거에 이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까지 한미 양국에서 굵직한 정치 이벤트가 잇따라 벌어질 갑진년(甲辰年) ‘선거의 해’가 밝았다. 특히, 1987년 이후 국내 대선·총선은 물론 최근 수차례 미국에서 치러진 대선과 중간선거를 앞두고는 양국 대표 주가 지수가 높은 확률로 상승세를 보였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올해 주가 흐름의 향방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지는 상황이다.

▶코스피, 민주화 후 대선·총선 17회 중 11번 상승=4일 헤럴드경제는 한국거래소(KRX) 정보데이터시스템을 통해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치러진 총선 당해 연초 코스피 지수 대비 총선 전일 종가 기준 코스피 지수의 등락률을 분석했다. 이 결과 총 9회(13~21대) 치러진 총선 중 5번(55.56%)의 선거 전 코스피 지수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4대(1992년 3월) 총선을 제외한 다른 총선이 4월 중순에 치러진 것을 고려하면 총선 당해 연초 주가 흐름은 우상향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조사 대상 중 코스피 지수 상승률 1위는 22.77%를 기록한 13대(1988년 4월) 총선 이전 시점이었다. 그 뒤를 17대(2004년 4월) 총선 13.03%, 19대(2012년 4월) 총선 9.24%, 14대(1992년 3월) 총선 2.16%, 20대(2016년 4월) 총선 1.02% 순서로 따랐다. 총선 전 코스피 지수가 하락한 시기에 눈여겨 볼 포인트는 불가항력적인 대외 리스크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16대(2000년 4월) 총선 전 -18.58%로 미국 증시에서 이른바 ‘닷컴 버블’ 사태가 터지며 폭락장세를 보였다. 21대(2020년 4월, -15.50%), 18대(2008년 4월, -7.51%) 총선 기간 전에도 각각 코로나19 팬데믹과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로 전 세계 증시가 맥을 추지 못했던 시기였다.

▶2006년 이후 美 대선·중간선거 9회 중 6회 다우지수 상승=큰 선거 전 주가가 오르는 현상은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헤럴드경제가 인베스팅닷컴을 통해 지난 2006년 이후 치러진 9차례의 미 대선·중간선거 당해 뉴욕증권거래소(NYSE)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의 흐름을 분석한 결과, 연초 대비 선거 전일까지 다우지수가 상승세를 탄 경우는 총 6회(66.6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폭으로 다우지수가 하락했던 2008년 미 대선(-29.74%) 기간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직후였다.

증권가에선 올해 총선 전 국내 증시의 흐름이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우선 총선 전 여야 가릴 것 없이 경제 산업 육성과 국가 경쟁력 제고 등의 목적으로 각종 공약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 속에, 이들 공약이 장세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장밋빛 전망을 내놓긴 이른다는 의견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부 주도의 개인주주 친화 정책은 총선에 앞서 표심을 잡기 위한 의도가 큰 것일 뿐, 해당 정책이 주가 지수 등 증시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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