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퇴근길 ‘버스대란’에…서울시, 광역버스 노선·정차 위치 조정

지난 4일 저녁 서울 명동에서 시민들이 퇴근을 하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최근 서울 명동 일대에서 빚어진 퇴근길 ‘버스 대란’과 관련, 서울시가 광역버스 노선 및 정차 위치를 조정해 혼잡 상황을 해소하겠다는 추가 대책을 내놨다.

서울시는 대도시광역교통위원회, 경기도 등과 협의를 진행해 이달 말까지 광역버스 노선과 정차 위치를 조정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경기도와 그간 협의를 진행해 온 수원, 용인 등 6개 노선의 경우 시는 8일 경기도에 공문을 보내 시민 안내 및 운수종사자 교육 등 2주의 계도기간을 거쳐 1월 넷째 주까지 노선 조정을 완료하기로 했다.

세부적으로 수원 방면 4개 노선(M5107, 8800, M5121, M5115)과 용인 방면 1개 노선(5007)의 승하차 위치가 현재 명동입구 정류소에서 광교에 있는 우리은행 종로지점으로 바뀐다. 9401번 버스의 경우, 명동입구 전 롯데영프라자 시내버스 정류소로 정차 위치를 옮긴다.

또, 명동입구 정류소로 진입하는 광역버스 중 5개 안팎의 노선을 을지로와 종로 방면에서 즉시 회차하거나 명동 정류소에 무정차하도록 조정해 도심 내부 교통 혼잡을 줄일 계획이다. 그간 해당 노선들은 서울역을 거쳐 명동까지 진입해 도심 차량 흐름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시는 1월 둘째 주까지 해당 노선의 변경을 경기도와 협의하고,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1월 말까지 대광위에 직권 노선 조정을 요구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이러한 노선 조정이 이뤄지면 명동입구 정류소 이용 일일 탑승객 수는 현재 9500명에서 5800명까지 약 60%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6일 오후 오세훈 서울시장이 퇴근길 혼잡으로 시가 긴급 대책을 마련해 운영 중인 '명동입구 광역버스 정류소'를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

시는 앞서 명동 일대 승하차 혼잡을 줄이기 위해 지난달 27일 이곳 정류소 인도에 노선번호 표시판을 설치해 승객들이 줄을 서도록 했다. 명동입구에 정차하는 광역버스 노선이 29개로 급증하다보니 버스 여러대가 동시에 도착할 경우 승하차 승객들이 서로 뒤엉켜 붐비고 안전 사고 우려가 생긴다는 이유였다.

서울시는 노선번호 표지판들을 말뚝처럼 인도변에 세워 해당 표지판 앞에 줄을 서 있다가 버스가 도착하면 승하차하도록 했지만 이러한 조치 이후 오히려 정체가 심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역∼명동입구까지 버스의 ‘열차현상(버스가 꼬리를 물고 늘어서는 상황)’이 가중되면서 혼잡이 극심해졌기 때문이다. 결국 시는 정책을 원점으로 돌리고 표지판 운영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8일부터는 매일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3명의 교통계도요원도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전날 명동입구 광역버스 정류소를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시민들에게 사과했다. 오 시장은 “좀 더 신중하게 일을 해야 했는데, 신중치 못하게 추운 겨울에 새로운 시도를 해서 많은 분들께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불편을 드렸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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