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끝”… 다시 열린 하늘길에 승무원 도전도 늘어난다

항공 교통량 증가, 신규 항공기 도입 등으로 국내 항공사의 채용 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최근 항공 승무원 등 항공사 취업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 졸업을 앞둔 대학생 김모(25) 씨는 항공사 채용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소식에 최근 항공 승무원 준비에 나섰다. 김씨는 어릴 적부터 항공 승무원이 꿈이었지만, 코로나로 하늘길이 닫히면서 어쩔 수 없이 마음을 접게 됐다고 했다. 다시 항공 승무원을 꿈꿀 수 있게 된 김씨는 “그동안 코로나 원망을 정말 많이 했었다”며 “이제 시작이고 취업까지도 쉽지 않겠지만 지금은 해보고 싶었던 일을 준비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설레고 기쁘다”라고 말했다.

최근 항공 승무원 등 항공사 취업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항공 교통량 증가, 신규 항공기 도입 등으로 국내 항공사의 채용 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코로나19로 침체됐던 항공업계에 훈풍이 불어올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취업준비생 우모(23) 씨도 지난달 말부터 서울의 한 승무원 학원을 다니며 항공사 채용을 준비하고 있다. 우씨는 “친한 준비생들끼리 채용에 영향 줄만한 정보들을 공유하는데, 요즘엔 긍정적인 소식들이 많아서 분위기가 좋다”라고 말했다. 1년 동안 승무원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모(23) 씨도 “취업준비생 입장에선 기회 하나 하나가 소중하다보니 채용 규모 확대 소식은 무조건 기쁜 소식이 될 수밖에 없다”라면서도 “그만큼 준비생들 간 경쟁이 치열해질까봐 걱정도 된다”라고 했다.

항공사 채용에 긍정적인 바람을 일으킨 가장 큰 요인은 ‘높아진 여객 수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3년 항공 교통량은 2022년 대비 44.6% 증가한 78만635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회복률은 92.7%이며, 지난해 8월 이후 하루 평균 항공 교통량은 2019년 수치를 웃돌아 항공 수요 회복도가 높은 수준이었다.

늘어난 여객 수요에 맞춰 항공사들도 신규 항공기 도입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올해 중대형기 B787-9부터 동남아를 포함한 중거리 노선 투입이 가능한 A321-200NEO 등 총 24대의 신형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대한항공과의 합병 이슈가 있는 아시아나항공도 올해 5대의 신규 항공기를 들여온다.

저비용 항공사(LCC)도 항공기 도입을 늘리고 있다. 티웨이는 에어버스 중대형기 A330-300 2대를 포함해 총 7대를, 이스타항공은 총 5대의 신규 항공기 5대 도입할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B737-8맥스 5대, 에어부산은 A-321NEO 2대를 각각 들여온다.

코로나로 여객기 주문을 취소하거나 미뤄왔던 항공사들이 신규 항공기 도입을 앞다투면서 신규 인력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자, 최근 항공사 취업 준비 학원도 대비에 나섰다. 약 200명의 수강생을 가르치고 있는 서울의 한 승무원 학원은 “요즘 학원을 찾아오는 학생들이나 상담 문의가 조금씩 많아지고 있다. 작년보다 하루 5~6명씩은 더 오는 것 같다”며 “채용 규모 정보를 반영해 강좌나 학생 수를 늘릴 계획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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