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3년’ LG엔솔, 매출 2배·영업익 3배 급성장…‘전기차 수요 한파’ 극복 나선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미국 오하이오주 합작 1공장 [LG에너지솔루션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매출액 30조원, 영업이익 2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2020년 12월 공식 출범한 이후 3년 만에 매출액은 2배, 영업이익은 3배 가까이 성장했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배터리 혹한기’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26일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매출액 33조7455억원, 영업이익 2조1632억원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31.8%, 78.2%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출범 첫 해인 2021년 매출액 17조8519억원, 영업이익 7685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2022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5조5986억원, 1조2137억원으로 대폭 성장했으며 지난해에도 역대급 실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이날 개최된 실적 설명회에서 “매출은 견조한 성장세를 보인 북미 지역 수요에 적극 대응하면서 2년 연속 30% 이상 고성장을 이어갔으며, 영업이익 또한 물류비 절감, 수율 및 생산성 향상 등 원가 개선 노력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공제 수혜를 통해 전년 대비 78% 상승했다”고 밝혔다.

다만 작년 4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하회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4분기 매출액 8조14억원, 영업이익 3382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증권사들은 LG에너지솔루션이 이 기간 매출액 8조4593억원, 영업이익 5877억원 정도의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실제 나온 4분기 영업이익 성적표는 3382억원에 그쳤다. 이마저도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 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혜택(2501억원)을 제외할 경우 881억원으로 쪼그라든다. AMPC을 제외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은 1.1% 수준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실적 부진의 주원인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럽·북미 시장 등에서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점을 꼽는다. 주요 완성차 제조사들은 전기차 판매가 더뎌지자 생산 물량 조정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완성차 업체들의 보수적인 재고 운영에 일부 공장의 가동률이 떨어지며 고정비가 증가했다. 리튬 등 주요 메탈 가격 하락도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1분기에도 이같은 수요 악화의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전기차 시장이 20% 중반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성장세가 다소 둔화하지만, 성장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는 기회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봤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 수요 약세에 따른 완성차 업체들의 적극적인 가격인하, 보급형 모델 출시는 소비자 구매 심리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메탈 가격 하락세 장기화 역시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가격 부담을 완화시켜 향후 배터리 재고 재확보(Re-Stocking) 수요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매출의 경우 한 자릿수 중반대의 성장을 예상했다. 생산시설 투자는 지난해와 유사한 규모(약 10조9000억 원)로 진행한다. 제너럴모터스(GM) 합작 2공장, 스텔란티스·혼다·현대차 합작공장 등 북미 지역 내 생산거점 확대를 위한 준비에 집중한다.

올해 미국 IRA 세액공제 예상 수혜 규모는 45~50GWh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취임해 새롭게 LG에너지솔루션을 이끌게 된 김동명 사장은 ▷경쟁사를 압도하는 기술 리더십 ▷구조적 원가 경쟁력 확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미래 산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중저가 시장 공략을 위한 다양한 전기차 배터리를 출시하고, 소형전지 부문에서는 올해 하반기 46시리즈 본격 양산을 통해 시장 우위를 선점한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은 지난해 말 생산을 시작한 리튬·인산·철(LFP) 제품의 시장 공급을 본격화한다. 원재료 직접 조달 영역을 확대해 원가 경쟁력을 높인다. 2027년 리튬황 전지 양산 등을 목표로 차세대 전지 개발에도 집중한다.

이와 관련 김동명 사장은 “올해는 기술 리더십 등 근본적 경쟁력 강화, 차별화된 고객가치 실현 등을 바탕으로 ‘LG에너지솔루션 2.0 시대’를 시작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질적인 몰입을 바탕으로 단단한 사업구조와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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