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이 4일 오전 9시 2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5만원(7.01%) 오른 76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은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종료일이자 고려아연 측의 자사주 대항 공개매수 첫날인 만큼 고려아연 주가가 이번 경영권 싸움의 유불리를 가를 전망이다. 특히 공개매수 가격인 75만원의 돌파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고려아연 주주는 이날 MBK의 공개매수에 참여할지를 선택해야 한다. 현재 MBK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은 75만원으로 고려아연 주가가 75만원을 넘지 못할 경우 주주들이 MBK의 제안에 더 공감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돼 MBK 측에 유리하다.
반면 주가가 75만원을 넘어선다면 기존 주주들이 MBK의 공개매수에 참여하지 않고 주당 83만원을 제시한 고려아연 측에 보유주식을 팔 가능성이 커진다. 이 경우 고려아연의 경영권 사수가 가능할 전망이다.
75만원을 넘을 경우 MBK 측이 4일 추가로 공개매수가를 인상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MBK는 고려아연 공개매수가를 66만원에서 75만원까지 끌어올린 바 있다.
다만 MBK가 한 번 더 가격을 인상한다면 수천억원의 추가 자금이 들고, 경영권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투자금 회수가 쉽지 않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자사주 매입 한도도 법적 쟁점으로 떠올랐다. 현재 고려아연 측은 상법을 근거로 6조원 안팎의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MBK·영풍 연합은 고려아연 정관을 고려할 때 586억원만 자사주 매입에 쓸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한편 MBK와 영풍은 3일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 공개매수가 회사에 손실을 입히는 만큼 중단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MBK와 영풍은 3일 보도자료를 내고 “최대 7% 고금리의 2조7000억원 단기차입으로 주당 83만원에 자사주를 취득하겠다는 고려아연의 공개매수는 특정 주주의 이익을 위해 회사에 커다란 금전적 손실을 끼치고 재무구조를 악화시키는 배임 행위”라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