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수지는 29억달러 적자
새해 초 수출이 반도체·승용차 호전에 힘입어 전년보다 3.8% 증가하며 ‘플러스’로 출발했다.
13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은 160억달러(통관실적 잠정치)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8%(5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월간 수출액은 지난달까지 15개월 연속 증가세다. 특히 경기 침체 장기화와 12월 비상계엄 사태 등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지난해 수출은 역대 최대인 6838억달러를 기록했다.
1~10일 수출액을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23.8%), 승용차(4.7%), 선박(15.7%) 등에서 증가했다. 이 기간 반도체 수출 비중은 전체의 19.9%로 3.2%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석유제품(-47.0%), 자동차 부품(-6.7%) 등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중국(3.4%), 미국(1.4%), 베트남(26.3%) 등으로 수출이 1년 전보다 늘었다. 유럽연합(EU)과 일본으로의 수출은 각각 2.5%, 4.2% 줄었다. 중국·미국·베트남 등 상위 3국의 수출 비중은 48.1%로 집계됐다.
1~10일 수입액은 190억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6%(4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26.1%), 가스(15.0%) 등에서 늘었고 원유(-4.2%), 석유제품(-6.4%), 기계류(-1.3%) 등은 줄었다.
수입액이 수출액을 웃돌면서 무역수지는 29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월간 무역수지는 2023년 6월 이후 지난달까지 19개월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조익노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은 “10일까지 수출은 반도체·선박 철강 등 중심으로 증가하면서 새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무역수지의 경우 적자를 보였으나 이는 월초에 수입이 집중되며 발생한 일시적 현상으로 월말로 갈수록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달 설연휴로 조업일수가 지난해 동월보다 4일가량 적다는 점에서 15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 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2일 ‘2025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반도체 등 주력업종 경쟁 심화,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미국 통상정책 전환에 따른 하방요인 등으로 올해 수출 증가율이 지난해(8.2%)보다 크게 축소된 1.5%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배문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