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치매시대 보험경쟁 점입가경

꿈의 치료제 ‘레켐비’ 보장 경쟁
경증검사 등 보장시기 전후 확대


‘100만 치매 환자 시대’를 앞두고 보험업계의 상품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단순히 진단비를 주는 수준을 넘어 수천만원의 고가 신약비를 지원하거나, 수술과 재활을 묶어 억 단위 보장을 내걸기도 한다. 진단 전 검사비부터 치료 후 간병까지 보장 범위도 앞다퉈 넓힌다. 의료 기술 발전에 맞춰 보장도 ‘요양’에서 ‘치료’로 중심축이 옮겨가고 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치매보험의 가장 큰 변화는 치매 신약 ‘레켐비’ 치료비 보장 경쟁이다. 레켐비는 기존 약물이 증상 완화에 머물렀던 것과 달리 질병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다만 18개월 투여 시 치료비가 3000만~4000만원에 달하는데, 비급여인 데다 건강보험 적용도 불투명해 보험업계가 이 보장 공백을 겨냥하고 나섰다.

손보사들은 ‘표적치매 약물치료비’ 담보를 앞다퉈 신설했다. 초반 치료비 보장 수준은 1000만원에 머물렀지만, 후속 상품들은 2000만원 이상으로 보장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특히 하나손해보험은 업계 최대 수준인 3600만원까지 보장 금액을 키웠다. 메리츠화재는 신약 치료비는 물론 뇌경색 등 합병증 수술, 재활 치료까지 치매 치료 전 과정을 아우르는 연간 1억원 한도의 ‘치매통합치료비’ 플랜을 선보이며 보장 범위를 대폭 넓혔다.

보장 시점도 앞당겨지고 있다. 기존에는 중증 치매 진단 시 일시금 지급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경도인지장애(MCI) 단계와 정밀 검사 단계부터 보장을 시작하고 진행 단계별로 보험금을 차등 지급하는 상품이 늘고 있다. 삼성생명은 경도인지장애 진단 시 ‘돌봄로봇’을 제공하는 상품으로 배타적 사용권을 확보한 바 있으며, KB라이프는 ▷경증 500만원 ▷중등도 1000만원 ▷중증 2000만원 등 단계별 보장을 세분화했다.

치매는 치료 이후에도 긴 싸움이다. 환자 대부분이 장기간 돌봄이 필요한 만큼, 간병보험 역시 덩달아 진화하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한도 수준은 15만원이 주류였으나, 이달 DB손해보험 등에서는 20만원까지 한도를 높였다. 요양원보다 집에서 돌봄받길 원하는 수요를 반영해 재가급여 보장도 강화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 NH농협생명 등은 재가급여 한도를 월 100만원 이상으로 높이고, 방문요양·병원동행 서비스를 특약으로 결합한 상품을 출시했다.

업계에서는 치매보험이 단순 관리 차원을 넘어 ‘치료 선택권’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고령화 속도와 간병비 부담을 고려하면 민간 치매·간병보험 수요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의료 기술 발전에 따라 보험도 검사부터 치료, 간병까지 전 과정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계속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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