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20분이면 끝” 서울~부산 왕복 거뜬…1회 충전 1000km, 꿈의 전기차 나온다

- POSTECH·서울대·LG에너지솔루션, 충·방전에도 끄떡는 실리콘 배터리 소재 개발


전기차.[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전기차 배터리 한계 뛰어 넘는다.”

단 20분만에 한번 충전으로 서울~부산을 왕복할 수 있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가 개발됐다.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과 박수진 교수, 제민준 박사 연구팀은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최장욱 교수팀,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이차전지 충전과 방전을 반복해도 쉽게 부서지지 않는 ‘고강도 실리콘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전기차의 가장 큰 과제는 배터리다. 주행거리 확보와 급속 충전이 전기차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지금까지 전기차 배터리 음극재로 가장 많이 쓰인 소재는 ‘흑연’이지만 흑연은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이 이미 이론적 한계에 다다랐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실리콘이다.

하지만 실리콘은 10배 높은 에너지 저장 능력에도 불구하고 충방전 시 극심한 부피 변화로 인한 입자 파괴 문제가 상용화를 가로막고 있었다.

기존 연구들이 주행 거리 또는 충전 속도 중 하나만 개선하는 데 그쳤던 것과 달리, 이번 연구는 두 가지를 동시에 달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실리콘 산화물 내에 32nm(나노미터) 크기 불화리튬(LiF) 결정을 정밀하게 배치했다. 이는 결정 크기가 작아질수록 강해지지만, 또 지나치게 작아지면 오히려 약해지는 ‘홀-페치(HallPetch)1) 법칙’과 ‘역 홀-페치 효과’를 응용한 것이다. 연구팀은 여기에 이온은 잘 통과시키고, 전자는 빠르게 이동시키는 특수 코팅층을 입자 표면에 더해 급속충전 성능까지 함께 잡았다.

박수진 POSTECH 교수.[POSTECH 제공]


실험 결과, 연구팀이 개발한 소재는 충·방전 과정에서 부피 변화가 18.9% 수준에 머물렀다. 기존 실리콘의 300% 팽창과 비교하면 사실상 ‘끄떡없는’ 수준이다. 실제 전지 평가에서도 1080% 충전 기준 20분 급속충전 조건으로 1000회 이상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1.26Ah(암페어시)급 파우치형 배터리에서도 500회 이상 정상 구동을 확인했으며, 에너지 밀도는 1kg당 402Wh(와트시), 부피 기준으로는 1L당 1,125Wh를 기록했다. 현재 시판 중인 전기차보다 훨씬 긴 주행거리를 낼 수 있는 수준이다.

이 기술이 실제 전기차에 적용될 경우, 한 번 충전으로 약 1000km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 개발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박수진 교수는 “실리콘 음극재가 부서지는 문제를 ‘강도’와 ‘영률’을 동시에 높이는 방식으로 해결했다”라며 “고에너지 밀도와 급속충전을 만족하는 차세대 배터리 상용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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