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동일 사업장 대형 사고…7명 사상 한화에어로 폭발 사고 합동 감식

2일 경찰·소방 등 현장 합동 감식 진행
검경 전담팀 꾸리고 사고 원인 등 규명


1일 폭발 사고가 발생한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이날 사고로 현재까지 5명이 숨지고 2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2026.6.1 [공동취재] [연합]


[헤럴드경제=윤호·김아린·이영기 기자] 7명의 사상자가 나온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공장 폭발 사고와 관련해 경찰과 소방당국이 2일 합동 감식을 벌인다. 이 사업장에서는 2018년과 2019년에도 작업 중 폭발 사고가 나 각각 5명과 3명이 숨졌다. 같은 곳에서 비극적 사고가 반복되자 사고 원인을 상세히 살펴 근본적인 안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사 결과에 따라 수출품 안전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안전보건공단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사고 현장에서 정밀 합동감식을 벌였다. 폭발이 시작된 배경을 규명하는 게 목표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59분께 대전 유성구 외삼동에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공장 56동 세척공실에서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다. 한화 측은 사고 직전 작업자 7명이 그곳에서 추진제(화약)가 묻은 공구를 세척하던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사고 20여분만인 오전 11시17분께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장비 33대와 인력 101명을 투입해 화재 진압에 나섰다. 진화 작업은 2시간여 만에 마무리됐다. 사고로 근로자 5명이 숨졌고 2명은 중경상을 입었다. 부상자 중 1명은 심한 전신 화상을 입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8년과 2019년 발생한 한화에어로 사고 당시 한화에 근무했던 엄효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방산안보실장은 “추진제는 정전기에도 불꽃이 튀어 화재를 일으킬 수 있는 민감한 물질”이라면서도 “다만 정확히 세척공실에서 발생한 폭발이 맞는지, 예컨대 그 옆 작업공간은 아닌지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전경찰청과 대전지검은 저마다 전담 수사팀을 꾸렸다. 전담팀은 폭발 원인과 더불어 회사의 과실 여부도 살필 방침이다. 고용노동부는 사고 직후 해당 한화에어로 사업장에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1일 폭발 사고가 발생한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이날 사고로 현재까지 5명이 숨지고 2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2026.6.1 [공동취재] [연합]


7년 만에 ‘또’ 참사…안전대책 집중 점검 불가피


이곳에서는 이전에도 두 차례 대형 폭발사고로 8명이 목숨을 잃었다. 2018년 5월 사고 때는 현장에서 2명이 숨지고 화상을 입은 직원 3명은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2019년 2월에도 대전공장 70동 추진체 이형공실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해 3명이 숨졌다.

특히 두 사고 모두 ‘안전관리 미흡’이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2018년 사고 때는 추진제를 채우는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자 작업자들이 고무망치로 추진제가 담긴 용기 밸브를 두드렸던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 사고 때는 로켓 추진체 내부에 남아 있던 정전기가 화약과 반응하면서 폭발했다. 정전기를 외부로 흘려보내는 접지장치를 설치하지 않았던 사실이 나중에 드러났다.

당시 고용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과 안전진단 등을 실시했지만 참사가 7년 만에 또 일어나면서 공장의 안전대책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화 측은 전날 브리핑에서 사고가 난 세척공실은 평소 사고 위험도가 낮은 공간으로 분류됐다고 설명했다. 또 안전설비와 관련해서는 방염복과 차단벽 등이 구역에 따라 설치돼 있거나 일부 격리된 공간이 있으나, 정확히 어느 지점에서 폭발이 발생했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종우 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사고 현장을 면밀히 살펴 안전수칙을 철저히 준수했는지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며 “하루 이틀 세척하는 곳이 아닌데 (세척공실에서) 화재 발생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고위험 추진체 공정에서는 정전기 관리가 안전관리의 핵심”이라며 “미세한 정전기만으로도 대형 폭발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압수 사용 과정이나 작업복 마찰 등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정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에어로 수출에도 차질 우려


조사 결과에 따라 향후 수출 및 납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대전사업장에서는 단거리탄도미사일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와 천무,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 L-SAM, 방공무기 천궁-Ⅱ 등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엄 실장은 “해당 추진제가 어디에 주입되는 물질인지에 따라 수출품의 안정성에도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며 “사고 원인을 샅샅이 파악해 해당 물품 수입국의 불안감을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대 노총은 일제히 성명서를 내고 이번 사고를 구조적 안전관리 실패로 규정하면서 책임자 엄벌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2018년과 2019년 폭발 사고로 기소된 관계자들이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한화도 벌금 5000만원에 그쳤다”며 “요식적인 솜방망이 처벌이 다시금 중대재해를 일으켜 노동자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도 성명을 내고 “동일 사업장에서 유사한 사고가 반복됐다는 점에서 안전 관리 체계와 재해예방 시스템 전반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불가피하다”며 “정부와 사측은 사고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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