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기기에 밀려난 장난감의 위기
“기술·놀이에 대한 이분법 접근 경계”
‘우디’ 톰 행크스 “큰 책임감으로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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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토이 스토리 5’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아이들이 변했다. 놀이터는 조용해졌고, 장난감은 더 이상 이들의 관심거리가 아니다. 많은 아이들이 스크린에서 놀고, 스크린으로 공부하고, 스크린으로 소통하며 그 안에서 자라난다. 친구와 함께 있는 시간조차 각자의 스마트폰만 뚫어져라 바라보는 아이들의 모습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요즘이다.
장난감으로 가득한 공간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유년기의 특권’이 어느 순간 과거가 돼버린 지금, 그 변화가 주는 위기감은 비단 부모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뒷전으로 밀려나 순식간에 ‘일자리’를 잃은 장난감들이 있기 때문이다. 스크린 세상에 주인을 빼앗긴 이들의 마음은 더욱 복잡하다.
“장난감은 놀잇감인데, 전자기기는 모든 걸 할 수 있거든.”(우디)
오는 17일 7년 만의 귀환을 예고한 ‘토이 스토리 5’는 스마트 기기에 점령당한 오늘날 전 세계 어린이들의 현실을 새 캐릭터 ‘릴리패드’를 통해 그대로 투영한다. 보니의 새 친구가 된 스마트 태블릿 ‘릴리패드’의 등장으로 장난감들은 전에 없던 위기를 맞게 된다. 이에 다시 뭉친 제시와 우디, 버즈 등 장난감들은 보니에게 진정한 우정을 알려주기 위해 여정을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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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토이 스토리 5’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
맥케나 해리스 ‘토이 스토리 5’ 공동 감독은 8일 국내 언론과 진행한 화상 간담회에서 “오늘날 어린이들은 장난감보다 아이패드 같은 스마트 기기나 스크린과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면서 “그간 어떤 어려움보다 큰 위기를 맞은 장난감들의 이야기를 전혀 다른 어린이의 상상력으로 풀어낸 영화”라고 소개했다.
픽사의 대표 프랜차이즈 ‘토이 스토리’ 다섯 번째 이야기에는 1995년 1편부터 오랜 시간 우디와 버즈를 연기해 온 톰 행크스와 팀 알렌, 1999년 2편부터 시리즈에 합류한 제시 역의 조안 쿠삭 등 기존 배우들이 그대로 참여했다. 새 캐릭터 ‘릴리패드’의 목소리는 한국계 배우 그레타 리가 맡았다.
톰 행크스는 “‘토이 스토리 1’ 이후로 한 편 더 만들고 싶다고 계속 이야기했는데, 5편까지 오게 돼 너무 좋다”고 소감을 전했고, 조안 쿠삭은 “고향에 돌아온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레타 리는 한국어로 “멋진 분들과 함께하게 돼 기쁘다. 기대해 달라.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번 ‘토이 스토리 5’는 아이들이 더 이상 장난감과 놀지 않는 시대를 배경으로, 장난감들의 여정을 통해 프랜차이즈 특유의 재미와 감동을 다시 한번 전한다. 좀비 아포칼립스를 연상시키는 인적 없는 거리는 현실의 무게를 드러내지만, 영화는 ‘기술은 모두 나쁘다’는 이분법을 택하지는 않는다. 장난감이든 기계든 결국 ‘주인’이 더 잘되기를 바란다는 생각이 전체 흐름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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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토이 스토리 5’에서 목소리 연기를 맡은 (왼쪽부터) 톰 행크스, 팀 알렌, 조안 쿠삭, 그레타 리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
맥케나 해리스 감독은 “무조건 기계가 다 나쁘다고 말하는 건 쉬운 접근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면서 “처음부터 기술은 나쁘고 전통적인 놀이가 좋다는 식의 구도를 택하지 않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레타 리 역시 기술의 복합성을 염두에 두고 ‘릴리패드’를 연기했다. 그는 “연기하면서 감독님이 ‘릴리패드의 인간적인 부분에 집중해 달라’고 요청했다”면서 “스마트 기기가 아이들의 어린 시절을 어떻게 바꾸는지, 어른으로서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고민하며 접근했다. 기술은 좋다, 나쁘다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일 뿐”이라고 말했다.
‘토이 스토리 2’에서 상처를 극복하며 깊은 울림을 남겼던 제시는 이번 ‘토이 스토리 5’에서 장난감들을 이끄는 리더로 자리한다. 그녀는 릴리패드의 압도적인 능력 앞에서 좌절하기도 하지만, 돌아온 우디의 응원에 힘입어 진정한 리더로 성장해 간다.
제시를 연기한 조안 쿠삭은 “아이들을 마음에서 내려놓아야 하는 부모들은 제시에게 공감할 수 있고, 동시에 스마트 기기에 빠져 예전처럼 놀지 못하는 아이들도 제시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아이들은 즐거워야 하고, 좋은 친구들과 마음을 나누는 유대감도 필요하다는 주제를 영화가 잘 담아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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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케나 해리스 영화 ‘토이 스토리 5’ 공동 감독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
톰 행크스와 팀 알렌은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우디와 버즈로 함께해 온 만큼, 이번 작품에도 남다른 책임감으로 임했다. 오랜 서사를 이어오면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했다는 설명이다.
톰 행크스는 “이번 영화에서 우디는 제시를 옆에서 잘 돕는 인물”이라며 “모든 장난감 중 가장 많은 경험을 가진 베테랑으로서, 30년간 토이 스토리와 함께하며 쌓아온 모든 과정을 인지하고 연기하려 했다”고 말했다.
팀 알렌은 “저 역시 매번 연기를 업그레이드해 왔고, 이번 영화에서는 버즈의 더 발전된 버전이 등장한다”면서 “다양한 시도와 애드리브를 하며 즐겁게 작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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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토이 스토리 5’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
돌아온 ‘토이 스토리’는 스마트 기기의 세상에 갇힌 아이들을 다시 밖으로 이끌어낼 수 있을까. 맥케나 해리스 감독은 이번 영화의 키워드를 ‘연결(Connection)’로 꼽으며 “다른 이들과 연결되고 소통하고 싶은 마음은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모두의 본능이다. 놀이 역시 시대가 변해도 사라지지 않는 요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화에는 여러 톤이 담겨 있다. 웃기면서도 재미있고, 동시에 감동도 있다”면서 “한국 관객들이 주인공들과 보니가 타인과 연결되고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에 특히 공감할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