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더 살래요” 서울 전세난에 빌라·오피스텔까지 ‘눌러앉기’ 확산 [부동산360]

오피스텔 청구권 사용 계약 28.8%↑
빌라 갱신계약 셋 중 하나는 ‘청구권’
전세 매물 품귀에 ‘2년 더 살자’ 선택
전세대출 규제 더해지면 갱신권 더 증가


서울시내 빌라촌의 모습. [헤럴드DB]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서울 전세난이 심화하면서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눌러앉기’를 택하는 임차인들이 늘고 있다. 올 들어 빌라는 물론 오피스텔에서도 청구권을 사용한 계약 비중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부동산 정보 앱 집품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4월 서울 오피스텔 전·월세 갱신 계약은 865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536건에 비해 14.8% 증가했다.

이 중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계약은 1년새 2014건에서 2595건으로 28.8% 증가했다. 증가율로만 놓고 보면 갱신 계약 증가율의 두 배에 육박한다. 전체 갱신 계약 대비 청구권 사용률도 지난해 26.7%에서 올해 30%로 3.3%포인트(p) 상승했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임차인이 1회에 한해 2년 추가 거주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갱신율은 전체 전·월세 계약에서 갱신 계약이 차지하는 비중을, 청구권 사용률은 갱신 계약 가운데 이 권리를 실제로 행사한 비중을 뜻한다.

단순히 계약 연장이 늘어난 것을 넘어 현재 거주 중인 주택에 계속 머무르려는 임차인들의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서울 오피스텔 전체 갱신율은 24%에서 25.2%로 1.2%p 오르는 데 그쳤지만, 청구권 사용률은 이 보다 더 크게 올랐다.

집품 관계자는 “갱신 계약이 14.8% 늘어나는 동안 청구권을 사용한 계약은 28.8% 증가하며 사용률이 30%를 넘어섰다”며 “임차인이 권리를 적극 활용해 거주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흐름이 뚜렷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남산 N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의 모습. [헤럴드DB]


이같은 ‘눌러앉기’는 오피스텔만의 문제가 아니다. 연립·다세대 시장에서도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이 빠르게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신고된 서울 연립·다세대 전월세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올해 1∼4월 전월세 거래 건수는 총 4만967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만6244건)보다 7.4% 증가했다.

기존 세입자들의 계약 연장 비중도 늘고 있다. 1∼4월 서울 연립·다세대 갱신계약 비중은 27.25%로, 작년 동기(26.73%)보다 소폭 증가했다. 올해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비중은 32%로 지난해 동기 24.8%에 비해 7.2%포인트 높아졌다.

서울 지역의 아파트 전월세 품귀, 가격 상승 여파로 대체주거지인 빌라, 오피스텔로 수요가 늘어난데다 주거비까지 늘면서 세입자들이 갱신 계약을 활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서울의 주택 공급 부족과 전·월세 물량 감소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은 당분간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여기에 정부가 전세대출 규제 강화를 검토할 경우 임차인의 재계약 선호는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정부가 비아파트 공급을 늘리겠다고 했지만, 실제 효과가 나기까지 시차가 있고 전세 대출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며 “전세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만큼 아파트, 비아파트 모두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이 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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