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권, 자존심 어디로” 잠실 개표소 시위대 폭언·조롱에 경찰 호소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나흘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시위 참가자들이 입구를 봉쇄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우리의 인권과 자존심 어느 수준에 있는지….”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에 투입된 경찰을 대상으로 한 시위대의 폭언, 폭행 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직 경찰관이 내부망에 이같은 글을 올렸다.

10일 서울경찰청 2기동단 경비과장인 김민규 경정은 전날 경찰청 내부망에 ‘경권은 어디로’라는 제목의 글을 실명으로 올렸다.

김 경정은 지난 5일 시위 현장에서 시위대에 둘러싸인 채 “무전 해봐라”, “왕따냐” 등 모욕을 당하는 영상이 ‘중국 경찰’이라는 허위사실과 함께 유포된 당사자다.

김 경정은 “추락한 교권 회복을 위해 교사들은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며 “이제는 우리의 인권과 자존심이 어느 수준에 있는지, 그리고 필요 이상으로 추락했다면 이를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 스스로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또 참가자들에겐 성공적 집회일 것이라면서 “큰 실책이던 서부지법 사태를 넘어 미신고 집회이면서도 소요나 큰 폭력으로 번지지 않고 가시적으론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이며 지금까지는 당국의 제지를 거의 받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이뤄지는 소규모의 불법과 일탈 행위는 대부분 교정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시위 참가자들이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인근을 지나는 시민들의 소지품을 수색하고, 취재진과 경찰에 폭언하는 상황에 대한 지적이다.

김 경정은 “앞으로 시위 양상은 어디까지 경찰이 용인해줄 것인지를 시험하는 수준으로 변할지도 모른다”며 “그만큼 경찰에 가해지는 압박이 험악해질 것이고, 우리의 인내심과 자존심은 그것을 견뎌낼 만큼 대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위대 폭력에 대한 경찰청 차원의 대응이 미진하다는 경찰 내부 불만이 속출하자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8일 전 직원에게 서한을 보내 “정당한 직무를 수행 중인 경찰관을 대상으로 한 허위사실 유포 등 명백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며 “부당한 피해를 입고 자긍심에 상처를 받은 동료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우리가 마주한 상황은 국민 참정권 훼손과 관련된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며 “시민의 자유로운 의사표현 역시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임을 깊이 인식하는 한편, 신중하고 긴장감을 잃지 않는 자세로 직무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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