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모습이 고스란히 관객들에게 전달돼왔고, ‘산타바바라’를 본 관객들은 이번에도 역시 스크린 속 윤진서와 교감하기 위해 영화표를 예매한 이들이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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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바바라’는 일에서만큼은 완벽한 광고쟁이 수경과 그에 비해 허당이지만 낭만적인 음악감독 정우의 설레는 만남을 그린 작품으로 이상윤, 윤진서, 이솜 등이 출연했다.
이번 ‘산타바바라’ 출연을 두고 윤진서는 ‘소풍 가는 느낌’이었다고 표현했다. 무엇이 촬영현장을 ‘소풍’으로 만들었으며, 그는 어떤 점에 끌려 이번 작품을 선택한 것일까.
“제작사를 비롯해, 감독님, 스태프들을 모두 잘 알다보니 이번 현장은 정말 즐거웠어요. 잘 아는 사람들과 먹는 장면도 많고, 게다가 여행도 가니 소풍 가는 느낌이 절로 들더라고요. 항상 집중하고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영화를 찍은 경험이 많았는데 이번엔 즐겁고 웃으면서 아는 팀들과 화목하게 촬영하니, 이건 촬영하는건지, 놀러가는 건지 모를정도였어요. 하하. 촬영이 끝나면 ‘와인을 먹을까, 막거리를 먹을까’ 이런 고민을 하기 일쑤였어요. 그런 돈독한 팀워크가 영화에서도 보여지는 것 같아 만족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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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서는 ‘산타바바라’에서 스크린 주연으로 처음 나선 이상윤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주로 브라운관에서 주연을 맡아왔던 이상윤과 영화 속에서 익숙한 윤진서. 안어울릴 것 같은 두 사람은 이 시대의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처럼 영화 속에서 사랑을 나눈다.
“이상윤씨와 제가 의외로 잘 어울린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영화, 상윤씨는 드라마를 주로 출연했기 때문에 친해지기 어려울 것 같은 선입견도 가지고 계시더라고요. 저는 조금 자유로운 영혼으로 포장돼 있고 이상윤씨는 엄친아로 포장돼있잖아요.(웃음). 이상윤씨가 엄청 수다스럽고 성격도 좋아요. 정말 따뜻한 동료배우였죠.”
“이상윤 씨는 배려심이 깊은 사람이예요. 드라마와 영화 현장이 많이 다르니까 현장에서도 적응하려고 마음을 많이 여신 것 같아요. 저와 감독님, 제작사는 너무 오랜시간 알아왔던 관계고, 이상윤씨는 우리를 다 처음보잖아요. 초반에는 상윤씨가 저희 안으로 들어올려고 하셨는데 어느새 저희가 이상윤씨한테 끌려가고 있더라고요.”
자극적이나 선정적인 장면이 없는 ‘산타바바라’의 최고 수위의 장면은 윤진서와 이상윤이 산타바바라 와인창고에서 로맨틱하게 키스를 나누는 장면이다. 윤진서는 영화 속 달콤한 남녀의 애정신과 다르게 재밌었던 촬영장 이야기를 털어놨다.
“이상윤씨랑 키스신 리허설을 해야하는데 감독님은 손가락질하면서 ‘너네 입대지마’ 이러시는거예요. 하하. 우린 집중해야 하는데 웃겨서 할 수가 없었어요. 보통 촬영 감독님들은 리얼하게 찍고 싶으셔서 배우 두 명을 같이 있게 하는데 저희는 오히려 둘이 있으면 어색해요. 감독님이 있어야 편안해지더라고요. 키스할 떄도 감독님이 있어야했어요. 결국 촬영들어가기전까지 입을 대지 않아어요. 그런데 촬영 들어가니까 이상윤씨가 잘 리드해주시더라고요. 역시 프로라는 걸 느꼈어요. 시선안에서도 흐트러짐 없는 스킬이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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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서는 이상윤과의 키스신을 언급하다가, 이상윤과의 인터뷰를 앞둔 필자에게 키스신이 ‘다년간의 노하우인지, 작품 속 노하우인지 물어봐달라’는 재치있는 질문을 부탁하기도 했다.
윤진서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그에게 함께 작업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작품을 선택하는 자신만의 기준을 물어보니 역시 돌아오는 대답은 ‘좋은 사람들과 일하는 것’ 이었다.
“휼륭한 영화를 만나면 좋은데 그런 영화들은 보통 좋은 사람과 함께 작업했을 때 나와요. 영화라는 건 조금 진실성이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그런 작업들이 훨씬 재미있고요. 가짜로 웃어야하고, 사실은 사이 안좋은데 사랑하는 척하고, 연기력이 부족해서인지 저는 이런 것들이 조금 힘들더라고요. 영화 속 감정을 실제로 만들어내는 타입입이죠. 진짜로 사랑까진 아니어도 가짜도 아니예요. 어떤 부분으로 이상윤씨나 감독님, 우리팀들을 많이 사랑하게 됐고, 그들이 하는 행동이 자연스레 다 좋아보여요. 한 마디로 저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콩깍지가 씌인거죠.(웃음) 실제로 산타바바라까지 가서 많은 일정을 소화해야했고, 스태프들이 한국에서처럼 잘 맞진 않았지만 좋아하는 사람이 실수를 하면 이해와 용서가 되잖아요. 그런 애정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산타바바라’가 남녀의 묘한 ‘썸’을 담은 영화이니만큼 윤진서의 연애관과 연애를 할 때 어떤 모습인지 궁금해졌다.
“시간이 지날 수록 연애관이 바뀌는 것 같아요. 상대방의 영향을 좀 많이 받는 편인 것 같네요. 일할 때는 서로 방해받고 싶지 않고요. 상대방이 좋아하는 일을 존중할 줄 알고, 존중받는 것이 사랑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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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서는 지난 6월 개봉한 장률 감독의 ‘경주’에 출연은 물론, 협력 프로듀서로도 참여하며 행보를 넓혔다. 남자주인공 박해일의 출연 역시 윤진서의 추천으로 이뤄진 것이다.
“장률 감독님과 함께 작품을 해서 잘 아는 사이였어요. 중국에서 한국 올 때부터 감독님과 친한관계를 유지해와서 어떤 것이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지, 배우로서 잘 아는 입장이었던 것 같아요. 시나리오를 가장 먼저 봤던 배우도 저였고요. 읽고서 어떤 배우를 생각하고 계시나 여쭤봤더니 나이가 지긋한 분을 생각하고 계시더라고요. 당시 저는 제가 자주 만났던 박해일 선배가 잘 어울릴 것 같았어요. 그래서 감독님께 소개시켜드렸어요. 사실 영화 속 의상이나 감독님의 특성 같은 것을 상의해서 스태프한테 이야기한 그 정도였는데 나중에는 일이 커지더라고요.(웃음)”
윤진서는 지난해 8월 ‘비브르 사비’를 발간해 작가로도 데뷔했다. 현재 윤진서는 두 번째 원고를 마쳤단다.
“제가 여행을 많이 다녀서 이것 저것 끄적이는 편입니다. 이번에는 소제목이 있고, 그것에 따른 내용이 달라지는 산문집을 준비중이예요. 호흡을 길게 가고 싶어서 한 여자의 기행론식으로 다른 인물을 대입시켰어요. 소설 같기도 하지만 내 여행이기도 한 하이브리드적인 기행문 형식이랄까요?. 책도 많이 기대해주세요.”
‘산타바바라’에는 와인이 많이 등장한다. 수경과 정우가 공통적으로 와인을 좋아하고, 그것으로 교감이 생겨 산타바바라의 이곳저곳을 함께한다. 실제로도 와인을 좋아한다고 밝힌 윤진서. 와인과 윤진서의 닮은 점은 ‘시간이 갈 수록 더욱 괜찮은’점이 아닐까.
“와인은 숙성한 필요한 술이예요. 숙성이 잘 될 수록 좋은 맛이 나고 좋은 향이 나죠. 어떻게 발효했냐에 따라도 다르고요. 저도 와인처럼 나이를 먹을 수록 더 괜찮아진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실제로도 노력하고 주변에서도 그렇게들 많이 봐주시고요. 제가 생각하기에도 20대보단 30대가 편안하고 연기할 때도 자연스러워진 것 같아요. 예전에는 사람 만나는 것도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지금은 즐기고 있어요. 그런 점이 저와 와인이 닮은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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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서는 배우 외에도 연출이나 시나리오 등 영화에 관련한 다양한 일들에 욕심을 갖고 있었다. 배우이기 때문에 알 수 있는 것들을 이용해 조금 더 영역을 넓히고 싶다는 것이었다.
“저는 외국 또래 배우들에게 많은 자극 받는 편이예요. 그들은 시나리오를 쓰기도 하고, 감독을 하기도 하죠. 다양하게 영화를 가지고 놀 줄 알아요. 그런 영화들이 주는 힘이 있잖아요. 대작이나 장르적인 영화들과는 다른 이야기일 수 있지만 친구로서 우정, 아직 관객에게 드러나지 않은 모습을 봤을 때 떠오르는 영감 같은 것들 풀어낼 수도 있죠. 이런걸 제 영화에 쓰고 싶어요. 이런 아이디어들이 어떻게 쓰일진 모르지만 생각을 열어놓는 편이예요.”
약 한시간 동안 진행된 윤진서와의 인터뷰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미지 노출이 많지 않고 다소 조용할 것 같은 분위기를 가지고 있던 윤진서였던지라 만남을 갖기 전, 걱정했지만 이는 기우였고 윤진서는 “제가 말이 없고, 딱딱할 것 같죠?”라고 시원하게 웃어보였다. 그의 맑은 웃음을 계속해서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길 바란다.
유지윤 이슈팀기자 /jiyoon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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