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PD, “기획단계 셰프 섭외, 번번이 퇴짜 맞아”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JTBC ‘냉장고를 부탁해’는 셰프가큰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캐릭터도 잘 잡혀있다. ‘허세’ 최현석, ‘맛깡패’ 정창욱, ‘털그래‘ 박준우, 요즘은 ‘야매’ 요리의 김풍 세프의 활약상이 단연 돋보인다.

그런데 ‘냉장고를 부탁해’는 기획단계에서 담당 PD가 이 셰프들을 섭외하는 과정에서 번번히 퇴짜를 맞았다고 한다.

‘냉장고를 부탁해’ 성희성 PD는 월간 방송작가 5월호 ‘연출노트‘에기고한 글에서 “‘냉장고를 부탁해’는 셰프의 역할이 5할 이상이라 셰프 섭외가 중요했지만 셰프들로부터 ‘뭘 해야 된다고요? 그게 말이 되는 소리에요?‘라는 말을 수 없이 듣고 퇴자를 맞았다”면서 “셰프들이 일하는 그 필드에는 불문율 아닌 불문율이 있었다. 오너이든 아니든 레스토랑의 수장 셰프는 다른 셰프와 대결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성희성 PD는 “가장 큰 이유는 자부심이었다. 자신이 최고인데 자신과 대결을 할 셰프가 감히 있겠냐는 것이었다. 또 하나는 사업적인 것이었다. 투자를 받은 입장에서 방송에 나와 누구에게 요리로 진다는 것은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고 썼다.

성 PD는 “내가 생각했던 대결(15분간 냉장고요리대결)은 뻔하디 뻔한 냉장고속 재료로 얼마나 놀랍고 다양한 요리가 탄생되는 것인가를 보여주는 예능적 장치로 차용할 뿐이었지, 승패는 있지만 탈락자가 없는 유쾌한 대결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셰프들에게 이런 부분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성 PD는 ”(샘 킴)에게 거절당한 후 최현석 셰프를 만나면서, 이전 셰프계의 불문율도, 셰프계의 자부심론 같은 건 느낄 수 없었다. 며칠 후 (최현석 셰프가) 냉장고를 한번 시원하게 털어보겠다고 연락이 왔고, 이후 셰프 섭외는 말도 안되게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면서 “첫회 녹화에서 레귤러 프로그램으로 안착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두 가지 포인트가 있었는데, ‘비정상회담’의 장위안의 냉장고에서 나무젓가락이 그대로 꽂혀있는 먹다가 남은 족발이 나오는 순간과, 다른 하나는 샘 킴과 미카엘의 요리대결이 끝난 직후였다“고 전했다.

성 PD는 ”주변의 아주 흔한, 하지만 누구나 알고 있는 소재를 찾다가 냉장고를 찾았고, 그 냉장고를 통해 냉장고 주인의 이야기, 즉 ‘사람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면서 “‘냉장고를 부탁해’가 월요일 밤 살벌한 지상파 드라마 시간대에서 나름 존재감 있게 생존하고 있는 건 프로그램 곳곳에 녹아있는 사람 이야기가 있어서가 아닐까”라고 썼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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