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왕국’으로 떠오른 JTBC의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는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남성들의 건전한 토론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비정상회담’의 체험판 여행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인기투표’는 어느 순간부터 여행못지 않은 중요한 놀이가 됐다. 네팔편 초반 멤버들은 공항에서 만난 상점 여직원을 시작으로 네팔의 인기 여배우, 여대생은 물론 수잔의 할머니와 여동생을 상대로도 인기투표를 하더니 이탈리아 편의 시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장난스럽고 유쾌한, 꾸미지 않은 모습으로 비칠 지라도 이 장면들은 프로그램의 기획의도나 취지와는 동떨어져 있다.
‘내친구집’의 가장 큰 힘은 정서적 공감대의 형성이다. 서로 다른 국적의 출연자들이 스튜디오에서만 나눴던 문화적 다양성을 여행을 통해 체험한다. 그로 인해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는 과정, 친구의 가족을 통해 친구를 더 깊이 알아가는 모습, 유명 관광지 대신 알려지지 않은 도시의 숨결을 느끼는 모습이 큰 매력이었다.
그런데 여행마다 등장하는 인기투표와 장기자랑은 프로그램에선 불필요해 보임에도 60분 분량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잡아먹는다. 잔재미를 줄 순 있어도, 예능 프로그램답게 전체를 관통하는 웃음을 유발하는 것도 아니다.
어딜 가나 ‘인기투표’가 중요해진 멤버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이성에게 돋보이고 싶은 욕망은 국적과 성별, 심지어 결혼의 유무마저 초월한다는 생각이 스친다. 아,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도 아우른다. 곤충의 세계에서 참밑들이는 암컷의 환심을 사기 위해 예쁜 선물을 골라 ‘뻥튀기 포장’을 한다. 선택받고자 하는 욕망엔 개체의 구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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