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호 PD에게 ‘응사‘가 크게 히트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지를 물어봤더니 몇가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굳이 있다면 예능감이 아닐까? 예능꾼들이 갖고 있는 버릇, 예능 PD 특유의 문법 같은 것일 것이다. 나는 드라마를 하던 PD가 아니고, 갑자기 뛰어든 천재도 아니다. 드라마를 만드는 기술이야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예능을 하면서 배우고 익힌 것들을 드라마에 녹여내면서 기존 드라마와는 달리 보였을 것이고, 이것이 매력이나 강점으로도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송에 대해 배운 것과 스타일이 달라 신선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응사’는 1회에서 삼천포(김성균)가 서울 역에 내려 신촌 하숙집으로 가는 길을 잘 몰라 지하철과 택시를 갈아타며 헤매는 장면을 무려 30분 이상을 보여주었다. 드라마를 쭉 해온 PD였다면 그러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디테일에서 재미를 찾는다. 작은 것들의 재미를 알고 있고 그런 것에 익숙하다. 큰 서사구조를 다루지 않고도 우리는 갈 수 있다. ‘남자의 자격‘은 미션을 던져주고 해결과정을 보여주는 게 일반 스토리 라인이다. 그런데 중간과정에서 그때 그때 엉뚱하거나 예기치 못한 재밌는 부분이 많이 나온다. 일반서사는 기승전결의 포인트가 중요하고 중간이 생략되기도 하는데, 우리는 행동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는다. 이런 게 버릇처럼 돼있다.”
‘응사’와 ‘응칠’은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의 콤비플레이가 빛을 발한 작품이었다. 두 사람 다 드라마는 처음 시도했지만 ‘응칠’과 ‘응사‘ 모두 예상을 뛰어넘는 큰 반응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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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N ‘응답하라 1994(응사)’ |
“우리는 예능 테크닉을 가지고 있다. 회의, 촬영, 편집을 작가들도 함께 참가했는데 이번 드라마할 때도 그렇게 만들었다. 영역과 경계가 없다. 누가 작가이고, 누가 PD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대본은 작가가 맡고, 촬영은 PD가 하고, 이런 식으로 영역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서로들 편하게 작업할 수 있었다.”
‘응사‘는 인간미 있는 하숙집 모습이 시청자의 기분을 훈훈하게 했다. 이런 점도 인기 이유가 될 것이다. 신 PD는 이에 대해서도 한마디했다.
“‘응사‘에 나온 하숙집은 이제 찾기 힘들다. 하숙집 주인 아저씨인 성동일이 종반부에 ‘요즘 누가 이런 하숙집에 들어온다디~’라고 말한다. 요즘 사람들은 사생활이 보장되는 독립적인 공간을 원한다. 복도가 길고 자물쇠로 잠그고 다니는 그런 형태가 남아있다. 원룸 오피스텔 고시원 등이 그렇다. 하지만 ‘응사‘ 하숙집은 아무 때나 방에 들어가 밥 먹으라고 하고, 니 물건 내 물건 구분 없이 서로 사용한다. 지금 정서와는 다른 것이지만, 아련하고 따뜻한 느낌을 준다. 그런 부분이 시청자에게 제법 크게 다가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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