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밍을 하는 사람 중에는 50ㆍ60대도 있다. 당시 3~4개월간 정말 열심히 했다. 연기자에게는 최고 좋은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클라이밍은 중력, 지구와의 싸움이다. 나 자신을 알아야 한다. 무조건 올라가는 게 아니다. 전략 없이 올가가다가는 바로 떨어진다. 어느 지점에서 쉬고 풀어주며, 어디서 올라가야 할지를 미리 준비하고 연습해야 한다.”
지진희는 사극 ‘동이’ 출연자들을 데리고 실내 암벽장을 찾았다. 그중 박하선을 클라이밍의 세계에 입문하게 했다. 지진희는 공예에도 일가견이 있다. 공예트렌드페어 홍보대사도 몇차례 했다. 이번주에는 오사카에서 금속공예 전시회를 연다. 이전에는 도자기를 만들었는데 이번에는 금속공예 작품전을 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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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
“어릴 때부터 만지는 걸 좋아했다. 물건을 보면 재조립하는 게 재미있었다. 일본은 화산으로 만들어진 나라라 보석이 없다. 도예가 보석이다. 장인을 대우해 주는 건 그래서일 것이다. 우리는 재주가 넘쳐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 기술이 잘 이어지지 못한다.”
카메라 조작을 좋아하는 지진희가 포토그라퍼 어시스트를 할 때였다. 연기를 1년간 해 보고 안 되면 다시 돌아오려고 했다. 그런데 연기의 반응이 괜찮아 15년간 이어지고 있다. 그는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 불륜남 유재학을 연기해 호평을 받았다.
“재학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작품에 들어갔다. 재학은 온실 속에서 자란 화초 같은 존재다. 좋은 부모 밑에서 부족함 없이 자라나 자기 공간 안에 모든 걸 구축하고 있었다. 아내만 들어오면 완벽한 세계였다.”

지진희는 미경(김지수)을 아내로 맞아 부러울 게 없는 가정을 꾸렸다. 하지만 의도하지 않는 은진(한혜진)이 가슴에 쑥 들어온 것이다.
“재학에게 은진은 이성적으로 해결 안 되는 존재였다.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가슴이 뛰었다. 하지만 재학답게 해결하려고 했다. 아내의 개입이 없었어도 내가 해결하려고 했다. 가정을 깨고 싶지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은진과 잠을 자지 않은 것도 재학이 지켜야 할 선이라고 생각해서다.”

재학은 불륜을 통해 비로소 잘 모르던 아내를 이해하게 됐다. 그는 “미경은 자신에게서 아버지의 불륜으로 이혼한 엄마를 떠올렸다. 엄마 같이 바보처럼 살지 않겠다는 절규를 나는 이해하지 못했다”고 했다.
지진희는 “아내는 내가 은진에게 ‘육체를 포함하지 않고 사랑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라는 편지를 쓴 책을 선물하려는 것을 알고, 이혼을 결심한 것이다”면서 “아내가 ‘너희들이 차원 높은 사랑을 한다고‘ 라면서 소리 치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지진희는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재학이 레고 성을 부수는 장면은 자신이 변화하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아내에게 1년간 별거라는 선택권을 준 재학이나 미경 모두 성장했다는 것.
지진희는 “서로 안 맞는다고 바로 이혼하는 부부들이 이 드라마처럼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듯한 이미지를 지닌 지진희는 “반듯하게 생긴 사람이 불륜 역할로 나와 효과가 커질 수 있다”면서 “마찬가지 원리로 제가 코믹한 역이나 악역을 해도 괜찮지 않을까”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