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비평 - 서병기> 기획사들의 ‘유재석 러브콜’…그 뒤엔 생존전략 있었다

한사람만 부각되는 예능은 지고
콘텐츠가 중심이 되는 시대
예능기획사 라인업 강화 전략

유재석도 1인기획사론 한계
마케팅전략따라 역할 변할지 주목

예능계 최고 스타 유재석을 영입하기 위한 연예기획사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유재석이‘ 해피투게더’ 녹화장에서 스타쉽엔터테인먼트 김시대 대표를 한 차례 만난 이후 SM C&C와 YG엔터테인먼트와도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재석은 2011년 소속사였던 DY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이 만료된 후 JS엔터테인먼트라는 1인 기획사를 설립해 10년 넘게 함께 일을 해온 매니저와 함께 소속 연예인 없이 혼자 활동해왔다. 그런데 3년이 지난 지금 갑자기 연예기획사들이 유재석을 영입하기 위한 접촉을 시도하는 것은 유재석 한 사람의 기획사 이동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유재석이 어디로 가느냐는 점도 관심의 대상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밑에 있는 방송환경의 변화요 흐름이다. 그동안 방송 환경은 매우 빠른 속도로 변화해왔으며, 예능계에서 비중과 상징성을 두루 갖춘 유재석의 영입 시도를 통해 그 실체가 좀 더 구체적으로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

유재석은 ‘무한도전’ ‘런닝맨’ ‘해피투게더’ 등 지금 맡고 있는 3개의 프로그램이 적당하다고 말 한 적이 있다. 유재석의 새 예능 프로그램 ‘나는 남자다’가 방송을 앞두고 있지만, ‘무한도전’과 ‘런닝맨’이 야외 버라이어티라 일주일에 3개의 프로그램도 적다고 볼 수 없다. 1인 기획사는 프로그램 선택이나 방향 등에 있어 자유롭다. 유재석도 “현재 JS엔터테인먼트는 너무 단출하다”고 말했다. 이 점이 유재석이 연예기획사의 필요성을 표현한 말이다.

요즘 방송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그래서 MC나 PD, 외주제작자들이 다들 불안해한다. 김구라는 야외 버라이어티를 가장 싫어한다. 하지만 ‘사남일녀’를 통해 야외 버라이어티에 발을 담그고 있다. 김구라는 강원도 인제 오지의 집에서 김민종과 함께 똥을 푸는 일도 경험했다. 실내 버라이어티 예능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 김구라가 실내 토크쇼에서는 여전히 잘나간다. 하지만 언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게 요즘 예능환경이다. ‘김구라, 수요일 밤 예능 ‘라디오스타’에서도 ‘썰전’ 찍나’라는 기사에 동의성 댓글이 수백개나 올라온다.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힘든 예능 생태계 속에서 열심히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다 조금씩 뒤로 처지는 게 이 바닥 생리다.

유재석도 급변하는 방송환경에서 혼자 기획하고 혼자 방송국과 제작, 편성 등을 논의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유재석이 이야기 할 상대가 없다는 게 그도 연예기획사가 필요한 부분이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들은 한 사람이 치고나오는 시스템이 아니다. 과거의 그런 환경에서 나온 예능 스타가 유재석과 강호동이다. 이제 개인이 프로그램에서 스타로 되는 시대는 지났다. 예능물 제작이 콘텐츠 중심으로 가기 때문에 혼자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자신도 콘텐츠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콘텐츠 제작과 관련된 기획사와 함께 일할 필요도 있다.

유재석을 영입하려는 기획사들은 모두 음반 기획제작(스타쉽)과 관련됐거나 음악 기획 베이스에 예능, 드라마 콘텐츠 제작과 매니지먼트(SM C&C, YG)로 확장된 회사들이다. 유재석이 과거 신동엽과 김용만, 노홍철, 이혁재 등 예능인들과 힘을 합친 DY엔터테인먼트와는 다른 상황이다.

가수들은 배우들과는 홍보 마케팅 전략이 다르다. 가수들은 음악 프로그램과 예능 프로그램이 홍보 마케팅의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그 점이 음반기획매니지먼트사들이 국내 최고 MC인 유재석을 영입하려는 이유다.

국내 최고 예능MC 유재석 영입 접촉은 빙산의 드러난 부분이다. 그 밑에는 급변하는 방송 환경과 흐름이 존재한다.

유재석이 SM C&C로 가 예능물을 제작하게 되면 유재석 옆에 최강창민이 앉을 수 있고, YG엔터테인먼트에 가면 대성이나 산드라박과 함께 진행할 수 있다. 스타쉽으로 가면 케이윌이나 씨스타의 한 멤버와 예능 진행을 하는 그림을 예상해 볼 수 있다.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는 스타일인 유재석은 대형기획사에 가게 되면 1인자와 ‘갑’의 결합이라는 면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유재석이 움직이면 예능의 판도가 바뀔 정도의 변화를 수반하는데, 유재석은 대형기획사에 힘을 보태는 형태가 될 것에 대해서는 스스로 고민할 수밖에 없다. 그런 것은 유재석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 유재석은 낮은 곳을 향하는 모습에서 대중의 지지와 찬사가 항상 함께했다. 유재석이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대중에게 좀 더 재미있고 좋은 예능 프로그램과 만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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