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무서운 정신병 리플리증후군 다뤄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지난 1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리플리 증후군이 얼마나 무서운 병인지를 사례를 통해 보여주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무려 48개 대학 동아리에 나타난 ‘신입생 엑스맨’이 동일인이었다는 사실을 추적했다. 48인의 도플갱어. 매년 새학기만 시작되면 이 ‘신입생 X맨’이 여러 학교에 동시에 출몰했다가 바람처럼 사라졌다. ‘여고괴담’의 주인공이 매년 졸업앨범에 등장하는 것처럼, 그는 매년 신입생 단체사진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실제로 2008년부터 2013년 당시 각 대학 신입생들 중 상당수가 ‘신입생 X맨’을 목격했다. 목격자만 수백 명이었다.

제작진은 취재끝에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는 ‘신입생 X맨’을 만나 인터뷰를 했다. 그는 “중1부터 고1까지 왕따를 당했다”고 했다. 취재진이 “왜 하필 대학교 신입생이었냐”고 묻자 그는 “신입생은 감싸주고 관심을 받잖아요. 명문대 다닌다 하면 시선이 달라져요”라고 말했다.


신입생 X맨의 아버지는 대학교수였고, 누나 4명이 모두 일류대학을 나왔다. 지방의 한 대학에 입학했지만 아빠 얼굴에 먹칠한다고 생각해 다닐 수 없었다고 한다.

이 신입생 X맨이 겪는 병명은 리플리 증후군이었다. 자신의 현실을 부정하고 마음속으로 꿈꾸는 허구의 세계를 진짜로 받아들이며 거짓된 말과 행동을 하게 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다.

리플리 증후군의 피해는 자신에게만 있는 게 아니다. 2011년 MBC 드라마 ‘미스 리플리’에서 도쿄대학을 나왔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이다해가 자신의 직장인 호텔에서 가짜임이 들통나고도 거짓말을 계속하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이 신입생 X맨은 진짜 학생처럼 행세하면서 선배에게 밥을 얻어먹기도 하고, 돈을 빌리기도 했다. 하지만 명문대 학 학생의 신분증을 위조해 자신의 사진을 붙이고 다녀, 진짜 학생이 불안과 공포에 떨게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리플리 증후군이 이 정도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자칫 더 큰 범죄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범죄심리학자는 이를 “리플리 범죄의 진화”라고 설명했다. 신입생 X맨도 신입생 환영회에 진짜에게 ”이번 모임이 취소됐다“고 문자를 날렸으나, 그 진짜 학생이 환영회에 참가하자 “빨리 떠나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문자를 보냈다. X맨은 더한 짓을 할 지도 모른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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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리플리 증후군이 있는 여성이 살인까지 저지른 사연을 소개했다. 직업도 없고 결혼도 못한 이여성은 절친인 여성이 남편과 아들,딸과 행복한 가정생활을 꾸미자, 치밀한 범죄계획을 세운 끝에, 친구와 아들, 딸 등 3명을 살해하는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다. 잘못된 가정분위기, 따돌림 문화, 과잉경쟁 등이 합쳐져 낳은 괴물이라 할 수 있는 리플리 증후군은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가지고 치료해야 하는 질병이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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