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고 유쾌하지만 정서적 힘 부족
고만고만한 예능속 ‘공감’은 필수
겁많은 리환 – 답답한 초보 아빠
정환父子 성장기 벌써부터 기대가득
MBC ‘일밤-아빠 어디가’ 2기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김진표-김규원(5) 부녀가 하차한 후 정웅인-정세윤(8) 부녀가 합류했다.
김진표는 계속 위축돼 있었고, 딸 규원은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나이가 어리고 수줍음이 많아 방송 분량이 나오지 않았다. 12일 첫 녹화를 한 정세윤이 명랑하고 유쾌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제작진의 전언이다. 따라서 2기도 조금 더 활기찬 모습과 관계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전망을 해볼 수 있다.
지난해에는 ‘아빠 어디가’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제는 시골집에서 아빠와 아이가 대화하는 정도의 리얼함과 긴장감으로는 어림 없다. 시청자들이 그런 정도는 익숙해졌고, 바로 적응돼 버렸다. 지금은 지상파 3사의 일요 저녁 예능이 모두 비슷한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기선을 잡기 위해 오후 4시25분만 되면 시작하는 형국이다. 이는 결국 자멸하는 길이다.
‘아빠 어디가’도 내용으로 재미와 위안 감동을 주고 싶지만 쉽지 않다. 검증된 내용을 계속 보여주다가는 기존의 것을 답습한다고 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도 잘못 건드리면 반대에 직면한다. 뭘해도 기대가 한껏 올라가 있는 시청자를 만족시키기 어렵다.
육아예능은 아이가 어리고 귀여우면 소통이 없다. 그래서 이벤트를 하고 톱스타를 만난다.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요즘 계속 밖으로 나가고 일상생활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할 정도로 계속 사람들을 만난다. 귀여운 것으로는 한계가 있어 뭔가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빠 어디가’는 ‘슈퍼맨’의 아이보다는 나이가 많아 소통과 관계로 어느 정도 스토리를 만들 수 있지만, 1기와는 다른 새로운 고민이 존재한다.
성동일의 아들 성준과 김성주의 아들 민국, 이종혁의 아들 준수가 하차한 후 시즌2의 재미는 민율과 후, 성빈이 맡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중에서 후가 나이가 가장 많아져 리더인 ‘후대장’을 맡음으로써 역할이 줄어들었지만, 민율과 성빈은 유쾌하고 솔직한 자신만의 표현법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민율과 성빈은 각각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는 있지만 1기와는 차이가 있다. 바로 성준 같은 아이가 보여주는 정서적인 힘이다. 민율은 밝고 재미있고 웃기기까지 한다. 하지만 정서적인 힘은 없다.
반면 1기의 성준은 안웃기지만 정서적인 힘을 지니고 있다. 처음 준이를 봤을때 무서운 아빠 밑에서 자랐기 때문인지 몰라도 약간 어두워보였다. 여기서 시청자들은 정서적인 면을 볼 수 있었고, 성준의 스토리도 만들어질 수 있었다. 성준은 재미 있고 없고 여부와 상관없는 캐릭터다. 성준이 데리고 온 친구인 명준도 자기와 비슷한 ‘애어른’이었다. 시청자들은 성준이라는 아이의 성장을 보는 공감대를 형성하게 됐다.
후도 정서적인 힘이 있었다. 후는 아빠가 자신을 싫어한다고 믿고 있었던 것이다. 음악작업 하느라 가끔 집에 들어오는 아빠를 두고 엄마에게 “저 아저씨 누구야?”라고 물을 정도였다.
후가 시즌2에서는 동생들을 건사하느라 자신의 스토리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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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일밤-아빠 어디가’ 2기는 1기와는 또다른 멤버를 구성해 재미를 준다. 하지만 지상파 3사의 일요저녁 예능이 비슷한 시청률을 보이는 가운데, 마지막까지 살아남으려면 웃음을 넘어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가 필요하다. [사진제공=MBC] |
민율은 재미있기는 한데 스토리가 만들어지기는 어렵다. 아빠와의 관계도 잘 안만들어진다. 너무 어려 그렇기도 하다. 민국이가 울면 시청자들은 속상하기도 하고, 짠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2기팀에서도 정서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돌파구가 생겼다. 안정환-리환부자를 보면서 생기는 짠한 마음이다. 놀이공원편에서 안정환이 놀이기구를 무서워하며 적응을 잘 못하고 계속 아빠를 찾는 아들 리환에게 친절하게 가르쳐주면서, 또 혼도 내는 모습은 아이를 길러본 아빠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축구스타였던 안정환은 잦은 합숙훈련과 해외경기 출전으로 자식이 어떻게 크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는 초보아빠였다. “다른 아이들은 함께 잘 노는데, 왜 우리 아들만 혼자 다닐까”라고 생각하면 답답함과 자책의 마음이 컸을 것이다. 안정환이 우는 리환에게 “아빠 또 찾으면 그 땐 혼나 진짜”라고 세게 말해놓고, 돌아서서 눈물이 나올 정도로 짠해지는 그의 모습은 시청자의 공감을 자아냈다.
하지만 잘됐다. 리환의 본 모습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아빠 안정환이 할 일이 생겼다. 아들을 강하게 키우고 싶어했을 안정환은 이제 리환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를 조금은 알았을 것이다. 그동안 리환과 류진의 아들 찬형은 활발한 모습을 보였지만, 캐릭터가 무엇인지 알기 어려웠다. 이제는 겁쟁이 면모를 보인 리환이 하나하나 적응해가는 성장기가 자못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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