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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히스패닉 시장 잡아라 – 5. 고객에서 트렌드 리더로
‘히스패닉을 움직이면 뜬다.’ 지난 2004년을 기점으로 만년 2위의 상징이었던 펩시콜라가 107년만에 모든 경영 지표에서 코카콜라를 누를 수 있었던 배경에는 히스패닉 소비자의 힘이 작용했다. 미국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스낵식품으로 꼽히는 ‘도리토스(Doritos)’ 시리즈는 펩시 그룹의 매출과 영업 이익 가운데 50% 이상을 차지하며 효자상품의 선두로 펩시의 도약을 이끌었다.
당시 펩시는 매출에서 25%, 총 이익에서 10%나 코카콜라를 앞섰다. 도리토스는 멕시코 전통음식 또띠야를 먹기좋을 만큼 작게 만들어 가장 잘 어울리는 양념를 입힌 스낵이다.
히스패닉 시장을 겨냥해 출시된 도리토스는 백인 소비자들의 호응까지 얻으며 전세계 시장으로 파급됐다.
이처럼 히스패닉 소비자의 취향은 신상품 개발과 마케팅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탄산음료 시대를 막내리게 하는데 크게 기여한 드링크 ‘소비(SoBe)’ 역시 히스패닉 시장을 겨냥한 음료로 출발했으나 이제 신세대 음료의 대명사로 대성공을 거뒀다.
미국 보드카 시장에서도 버번, 위스키 등 전통독주가 와인시장에 밀리고 있는 반면에 40도의 독주인 멕시코 전통주 데킬라는 나날이 성장세에 있는 것으로 미국 증류주 협회의 분석 자료에서 나타나고 있다.
할리우드에서도 메이저급 영화사를 중심으로 히스패닉 관객을 겨냥한 영화가 제작 기획되고 있으며, 디즈니사는 1천만달러의 예산을 들인 라틴코미디를 디즈니 고유 브랜드로 확립할 계획이라고 영화전문 잡지 버라이어티가 전했다.
히스패닉 트렌드는 앞으로 더 확산될 전망이다. 현재 3~12세까지의 히스패닉 어린이가 전체 미국 어린이의 43%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인구 비중도 높은데다 히스패닉의 높은 출산율이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한다.
한국의 농심 라면이 미국 시장에서 급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히스패닉 소비자가 있었으며, 최근에는 오리온 초코파이가 히스패닉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면서 남미까지 해외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식품 분야 못지 않게 한국산 화장품의 히스패닉 시장 가능성도 풍부하다.
화장품 유통업체 팔래스뷰티의 조앤 김씨는 “참존과 LG생활건강 등은 3~4년 전부터 히스패닉 소비자를 대상으로 집중적인 방문판매를 펼친 결과 지금 시장에서 확연하게 반응을 얻고 있다”라며 “히스패닉계 백화점에 진출해 있는 아모레나 LG 드봉, 참존 제품의 경우 백화점에 들어가 있는 고가 제품 외에 같은 라인의 다양한 제품을 직영 매장에서 찾는 손님들이 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화장품 업계는 미국 현지 유통업체들의 요청에 따라 본사에서 히스패닉 피부색에 맞춰 다크톤 계열 색조제품을 새롭게 개발하고 있는 추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영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