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홈에퀴티대출’ 또다른 골치

부동산 경기 침체와 서브프라임 파동으로 고난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 은행들이 ‘홈에퀴티대출’(Home Equity Loan)이라는 또 하나의 악재를 만나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택경기 침체로 가격하락이 계속되며 홈에퀴티론에서의 손실이 급증하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부실대출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은행들에 또하나의 골칫덩이가 나타난 것이다.

홈에퀴티대출(또는 홈에퀴티 라인오브크레딧)은 주택소유자들이 자신의 집에 들어있는 에퀴티를 담보삼아 대출을 받는 상품이다. 주택시장이 호황이었을때는 가만히 있어도 가격 상승분만큼의 에퀴티가 늘어나 은행은 은행대로 수입을 올리고 소비자는 주택 증개축, 크레딧카드 빚 상환, 또는 목돈이 필요한 전자제품 등을 구입하는데 이용했다.

하지만 부동산가격이 하락하면서 남아있는 모기지가 주택가격보다 낮아지는 등의 사례가 나타나고 모기지페이먼트에 어려움을 겪는 대출자들이 급증하고 있어 홈에퀴티대출에 대한 페이먼트를 못하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투자사 ‘SNL파이낸셜’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1.24%(71억900만달러) 수준이었던 미국 전체 홈에퀴티대출의 연체 비율은 서서히 늘어 4분기 2.09%(132억61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인해 1분기 3억6000만달러였던 은행들의 홈에퀴티대출 손실처리 규모는 4분기 14억5000만달러까지 폭등했다.

게다가 모기지 대출은행과 홈에퀴티 대출은행이 다르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모기지페이먼트가 제대로 되고 있다면, 홈에퀴티 대출기관으로선 담보조차 잡을 수 없는 ‘낙동강 오리알’신세가 되기 십상이다.

게다가 일부 대출자들은 이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어 이를 악이용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등 주택가격 하락세가 가파른 곳의 은행들은 모기지 비중이 큰 주택소유주에는 홈에퀴티대출을 해주지 않고 있기도 하다.

모기지뱅커협회(MBA)의 덕 던컨 이코노미스트는 “은행들이 낮아진 주택가격에 맞춰 홈에퀴티대출 승인 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부실에 대비해 충당금을 늘리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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