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주마 사상 첫 한 · 일전 우승…日 충격

와츠빌리지’ 원정서 첫 우승 영광
“대단한 결과” 日네티즌 폭발적 반응

한국 경주마가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누르고 한일전 우승을 차지하자 일본 경마계와 네티즌들이 들썩이고 있다.

한국의 3세 수말 와츠빌리지는 지난 26일 일본 도쿄 오이경마장에서 열린 한·일 경주마 교류경주 2차전(총상금 2억원)에서 쟁쟁한 일본 경주마들을 제치고 우승하는 쾌거를 올렸다. 초반부터 폭발적인 스피드로 경주로를 장악한 뒤 마지막까지 추월을 허용하지 않고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2위는 일본의 ‘미야상 큐티(5세ㆍ암말).

150년 역사에 연 매출액 30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강 일본 경마에 찬물을 끼얹은 우승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로써 한국경마는 경마 한일교류전 종합전적 1승1패로 균형을 맞췄다. 

한일 경주마 교류전에서 ‘와츠빌리지’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한수 아래로 평가된 한국 경주마가 예상을 뒤엎고 우승하자 일본 경마계는 충격에 빠졌다. 경마가 인기스포츠로 자리잡은 일본 온라인 역시 후끈 달아올랐다. 일본 최대의 포털 야후에서는 경마 한일전 기사에 100여개의 댓글이 달리며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반한 성향이 강한 일본 네티즌들이지만 이날만큼은 한국경주마를 칭찬하는 댓글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한 수 아래로 봤던 한국경주마들이 오이경마장 말들이 이겼다니 대단하네요.”(ID ora***), “양국의 경마산업이 교류를 통해 확대하는 것은 반가운 일”(ID mil****)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본 마필관계자들 역시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는 한편 향후 ‘경마 한일전’에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해 설욕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 9월 열린 경마 한일전 1차전에서 아깝게 2위에 머문 와츠빌리지는 이번 대회에서 내로라하는 일본 정상급 경쟁자들을 맞아 인기 순위 9위에 그칠 정도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와츠빌리지는 특유의 스피드를 과시하며 단 한 번의 역전도 허용하지 않고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와츠빌리지와 환상 호흡을 맞춘 한국경마 최단신(150㎝)의 ’괴물기수‘ 서승운은 “와츠빌리지의 스피드가 뛰어난 것을 생각하고 선두에서 경주를 풀어간 게 적중한 것 같다”며 “150년이 된 일본경마는 국민적 호응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 올해 첫 교류경주를 계기로 앞으로 한국 경마발전에 기여 했으면 한다”고 우승소감을 밝혔다. 우창구 감독은 “와츠빌리지가 예민한 말이어서 수송과 현지 적응에 어려움이 많아 걱정을 많이 했다. 일본에서 거둔 첫 우승인 만큼 정말 감격스럽다”고 했다.

한편 올해 일본 NAR(일본지방경마전국협회) 소속 오이경마장과 첫 경마 한일전을 개최한 한국마사회는 내년부터 경마 한·일전 확대 시행을 위해 서울에서 열리는 1차전을 서울-부경 오픈경주로 시행, 부경경마공원의 경주마들도 참가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일본 측에서도 JRA(일본경마협회) 소속 경주마까지 출전마의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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