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방송 전쟁 창과 방패는 ‘고화질ㆍ모바일’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2014년 새해 벽두부터 케이블TV 업계와 IPTV 업계가 격전을 예고했다. 가입자 수성에 나선 케이블TV는 초고화질 방송(UHD)라는 방패를, 이에 맞서는 IPTV 업계는 통신회사의 장점을 십분 살린 모바일이란 창으로 케이블TV 벽 허물기에 나선다.

수도권 지역 대표 케이블TV 업체인 씨앤앰은 미국 라스베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LG전자와 공동 개발한 소프트웨어 셋톱박스 방식의 UHD TV를 선보였다. TV 옆에 볼성사납게 놓여있는 셋톱박스 없이 고화질(HD)보다 4배 더 선명한 UHD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TV다. 씨앤앰은 이 제품과 서비스를 올 상반기 중 각 가정에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고진웅 씨앤앰 CTO 부사장은 “이번에 전시되는 SW 셋톱박스 방식의 UHD TV는 미국 유튜브 시연제품과 같은 수준”이라며 “해외에서도 케이블방송 주력 서비스 모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공중파 방송조차 아직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UHD 시장에서 케이블TV 업체들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이미 지난해 7월 세계 최초로 UHD 시범방송을 시작한데 이어, 올해는 전용채널까지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또 케이블TV 업계 공동으로 HTML5 기반 TV앱스토어도 구축해, 기존 방송 뿐만 아니라 유튜브 등으로 대표되는 개인 방송까지 발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훌쩍 1000만 가입자 달성을 눈 앞에 둔 IPTV의 창은 ‘모바일’로 무장했다. 올해 초부터 KT와 SK브로드밴드, 그리고 LG유플러스 등 IPTV 3사는 일제히 지상파 방송을 스마트폰으로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모바일TV 서비스 런칭했다.

모바일TV 전쟁에 나선 이들 IPTV 3사의 무기는 스마트폰과 4G다. 5500만을 넘는 기존 이동통신 가입자 기반을 활용, 전통적인 TV 앞에 한정됐던 방송 소비자들을 손 안의 스마트폰으로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2월 소치 동계올림픽, 6월 브라질 월드컵, 9월 인천 아시안게임, 그리고 연간 관중 700만을 넘어선 프로야구 시즌 도래 등은 이동 중 TV 시청 필요성을 알리는데 좋은 포인트라는게 통신 3사의 공통된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 온 가족이 함께 TV 앞에 모여 앉아 시청하는 시대는 갔다”며 “가정이라는 공간적 제약을 넘어서 이동 중 언제 어디서나 TV를 즐길 수 있는 시대로 대중을 이끌었다”고 모바일TV의 성공을 자신했다.

한편 최근 시청률조사기관 TNms가 발표한 통합시청률 시범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이나 PC 같은 통신망을 활용, TV를 시청하는 시창자가 3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히트 프로그램인 KBS ‘1박 2일’의 경우 생방송 시청률에서는 경쟁 프로그램에 밀리지만, 스마트폰이나 PC 등을 통한 시청이 29%에 달하며, 전체 시청률에서는 다시 앞서는 현상까지 나오고 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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