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도 꽤나 만족하고 있었다. 한지민은 “그동안 안 했던 캐릭터라 그런지 ‘망가졌다’는 말을 많이 듣는 것 같다. 어떤 분들은 ‘망가지는 게 두렵지 않았냐’고 물어보시곤 했다”면서 “사실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영화 속 소정이의 모습이 실제와 비슷하다”고 웃어 보였다.
신선한 캐릭터라 ‘플랜맨’에 더욱 끌렸다는 한지민은 대역 없이 모든 노래를 직접 불렀다. 보컬 트레이닝을 받고, 연습을 하다 후두염에 걸리기도 했다고.

“사람들이 영화 속 제 목소리를 듣고 많이 허스키하다고 하시더라고요. 소정이 대사 자체가 좀 거칠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사실 그 정도로 허스키하진 않았는데, 보컬 연습을 하면서 후두염에 걸린 뒤부터 목이 좀 쉬었어요.(웃음) 참, 인디밴드 분들 보면 신기해요. 어떻게 하시나 싶기도 하고요.”
처음 해본 역할인지라 한지민의 애정은 남달랐다. 직접 캐릭터 스타일링에도 참여할 정도로 열정을 쏟았다.
“워낙 조금 단정한 옷을 입다 보니 스타일링을 잡는 데 재미가 들렸지 뭐예요. 보통 인디밴드 캐릭터대로 하기에는 재미가 없었어요. 예쁘지 않은 화장법이 뭐가 있을까 생각도 많이 했고요. 감독님과 함께 열을 내면서 토론할 정도였죠.”
한지민이 분한 소정 캐릭터는 철 없는 듯 하면서도 속마음은 누구보다 따뜻하다. 하지만 너무 착하기만 한 캐릭터로 남고 싶지는 않았다.
“착하기도 착하지만, 사실 오지랖이죠 뭐.(웃음) 감독님이 소정이 역할을 더 따뜻하고 착하게 그려내길 원하셨어요. 워낙 감독님 자체도 착한 분이기도 하시고요. 그런데 저는 거기서 조금 더 일탈하고 싶었죠. ‘친절함’을 빼자고 했어요. 엉뚱한 면을 더 부각시키자고 했죠.”

그동안 한지민은 연하의 남자 배우나 주로 또래와 호흡을 맞췄다. 정재영과의 호흡은 이번이 처음으로, 무려 12살 나이 차다.
“그런데 딱히 다른 배우들과 차이점은 없었던 것 같아요. 오히려 우리 둘이 되게 잘 통했어요. 저도 되게 긍정적이고, 평범하거든요. 꾸미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하고요. 정재영 선배님이 ‘너 나랑 되게 비슷한 것 같다’고 말할 정도였어요.(웃음) 제가 약간 여자같지는 않거든요. 액세서리나 이런 것도 싫어하고, 어렸을 때는 ‘애늙은이’라는 말을 듣곤 했죠.”
사실 한지민하면 ‘미모’를 빼놓을 수 없다. 정재영이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여신’이라고 칭할 정도였으니. 농담이었다고 했지만, 한지민의 미모는 늘 화제였다. 그래서일까. 그의 연기력은 늘 찬밥 신세가 되기 일쑤였다.
“아 진짜요?(웃음) 전 제 외모가 관심 받는 줄도 몰랐어요. 저 같은 경우는 작품을 하지 않으면 대중과 피드백을 할 기회가 없기 때문에 말이죠. 제 팬 분들은 늘 작품 속 모습을 보고 좋아하셨기 때문에 굳이 걱정은 안 했던 것 같아요.”

보기와는 달리 여장부에 가까웠다. 치열한 연예계의 흐름에도 걱정이 없어 보였다. 인터뷰가 끝나갈 즈음 한지민은 “요즘은 고아라, 박신혜, 박세영 씨 등 연기 잘하는 후배들이 많이 나와서 좋다. 참 다양한 연령대의 배우분들이 있는데, 이 분들 모두 활발하게 활동하길 바란다”며 여유롭게 웃어 보였다.
양지원 이슈팀기자 /jwon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