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타기’ 신조어 만든 소유×정기고 ‘썸’…온라인 음원 1위…두 달간 ‘썸 돌풍’
태연-종현, 딘딘-민아 등 듀엣 줄이어
랩-보컬, 남성-여성 조합…신선함 · 효율성 어필…×, &으로 변주중
2014년 상반기 가요시장의 특징을 설명하는 여러 수사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게 있다. 이전에 찾아볼 수 없었던 ’달달함’이다.
올 초부터 불어닥친 남녀 듀엣곡 열풍을 이르는 말이다. ’썸타기‘란 신조어를 탄생시킨 “니꺼인 듯 니꺼 아닌 니꺼 같은 나”(’소유X정기고의 썸‘)로부터 시작된 남녀 듀엣은 6월 마지막 주까지도 중단 없이 이어져 오고 있다.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의 6월26일 현재 일간차트 10위권 안에는 무려 3곡이 남녀듀엣곡이다. 래퍼 산이와 애프터스쿨 레이나의 프로젝트 싱글 ‘한 여름밤의 꿀’과 ‘의리남녀’ 정인과 개리의 디지털 싱글 ‘사람냄새’, 포맨의 신용재와 다비치 이해리의 ‘니가 빈 자리’가 각각 2위,4위,8위에 올라있다. 남녀 듀엣이 변화무쌍한 가요계에서 왜 유독 사랑을 받고 있을까.
▶시작은 평범했다= 2월7일 선보인 힙합보컬 정기고와 씨스타 소유의 ’썸‘은 스타쉽엔터테인먼트 X프로젝트의 두번째 콜라보로큰 기대없이 나왔다. 소울틱한 정기고의 보컬과 소유의 색깔있는 음색이 어우러진 환상적인 듀엣은 걸그룹들의 댄스뮤직과 ’렛잇고‘ 회오리를 뚫고 돌연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며 주요 온라인 음원사이트 1위를 꿰찼다. 기세는 등등했다. 두달 가까이 이어진 ‘썸천하’에 소녀시대도 무릎을 꿇었다.
이변이라 할 만한 일이었다. 무엇보다 감정선을 잘 살린 멜로디와 입말을 살린 가사가 압권이었다. 변화된 연애심리를 보여주는 솔직한 가사는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썸‘의 돌풍속에 소녀시대 태연과 샤이니 종현의 듀엣 ’숨소리‘, 래퍼 딘딘과 걸스데이 민아의 달콤한 러브송 ‘손만 잡을게’, ‘슈퍼스타K 3’ 출신 신지수와 크루셜스타가 호흡을 맞춘 ‘쇼 미 유어 라이트’ 등도 줄을 이었다. 4월 들어서는 아이유가 참여한 신인 아이돌 하이포의 데뷔곡 듀엣 ’봄 사랑 벚꽃 말고‘ 가 다시 활짝 꽃을 피워 차트 상위권을 장식했다.
세월호로 한달여간 침묵했던 가요계가 다시 정상을 회복한 5월말에는 정인과 개리의 ’사람냄새‘가 강타했다. 개리의 거침없는 랩과 정인의 소울틱한 보컬이 어우러진 ’사람냄새‘는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끈끈한 여름을 예고했다. 이를 이어 초여름 더위와 함께 시원한 꿀물을 선사한 커플은 대세 래퍼 산이와 애프터스쿨 레이나였다.
많은 이들이 여름이면 생각나는 세익스피어의 희곡 ‘한여름밤의 꿈’으로 잘못 알게 되는 ’한여름밤의 꿀‘은 짖궂은 목소리의 산이의 랩과 박하같은 레이나의 보컬이 어우러져 담박에 차트 상위권을 꿰찼다. 이런 분위기라면 남녀 듀엣은 계절따라 새로운 커플이 속속 탄생하면서 하반기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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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반기 가요시장의 가장 핫한 주제는 ‘연애하기’였다. 뜨거운 사랑보다는 사랑에 다가가려는 몸짓 이었다. 밀고 당기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삐치면서 잠못 이루며 뒤척이는 연애심리는 20,30대 리스너들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듯하다. |
▶SNS시대 사랑의 표현형식= 남녀듀엣이 부르는 노래의 주제는 사랑이다. 사랑은 노래의 영원한 테마이다. 기존의 사랑노래가 남자 솔로나 여자 솔로가 한 쪽의 감성에 충실했다면 남녀듀엣은 한마디로 쌍방향이다. 나의 감정이 전달되길 기다리거나 숨기지 않는다. 상대방의 반응이 어떤지 즉각적 확인이 가능하다. SNS시대의 특성과 잘 맞아떨어진다. 오늘 달콤한 데이트가 좋았다고 말하면 상대방은 거리낌없이 “미 투”라고 답한다. 사랑 노래의 가장 적절한 형식을 찾는다면 남녀가 함께 부르는 듀엣이 제격인 셈이다. 특히 둘이 부를 경우 곡의 전달력은 배가된다.
스토리적 특성이 있어 청중의 몰입도를 높이고 감정 이입을 돕기 때문이다. 최근 커플들 사이에선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 하나쯤은 갖고 있다. ’커플송‘이라 할 만한 노래하나 만들기의 연애남녀 심리도 듀엣열풍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X,&의 경제학=흐름이 빨라지고 있는 가요계는 늘 새로움을 찾게 마련이다. 스마트폰 음악감상이 일상화되면서 ’버튼돌리기‘에익숙한 세대는 귀도 예민해졌다.
단번에 와 박히는 노래에 꽂히는 것이다. 즉 신선함이다. 이에 부응할 묘안으로 떠오른게 콜라보다. 남녀둘이 뭉치니 표현할 게 무궁무진해졌다. 화학적 작용이 의외의 효과를 낳았다. 신선함과 효율성 두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래퍼와 보컬, 남성보컬과 여성보컬의 조합은 다양한 음악을 제공하고 듣는 재미를 배가 시킨다. 특히 랩과 보컬의 조합은 신천지 개척이나 다름없다.
이들의 조합은 대중에게 기대감을 불어넣고 화제를 낳아 강력하게 어필할 수 있다. 남녀 듀엣의 변주는 더 다양해질 공산이 크다. 이미 아이유가 하이포와 호흡을 맞춘 것처럼 그룹과 밴드와의 결합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런 콜라보는 신인에게 진입장벽이 큰 가요계에 이름이 알려진 기성 가수가 참여해 끌어줌으로써 쉽게 인지도를 올릴 수 있는 수단으로도 기능한다. 신인 걸그룹 마마무와 케이윌, 휘성 등의 콜라보가 그렇다.
이는 쟝르의 벽도 쉽게 넘어선다. 아이유와 울랄라세션의 전 멤버 고 임윤택이 2012년 녹음한 듀엣곡도 발표를 앞두고 있어 남녀 듀엣의 진화가 어디까지 이뤄질지 관심사다. 여기에 사회적 이슈 등 외부적 요인에 따라 발라드가 큰 사랑을 받은 것도 남녀 듀엣곡의 흥행과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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