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엠넷 ‘슈퍼스타K5’가 고전을 면치 못했던 지난해만 해도 “이젠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은 완전히 갔다”고들 했다. 하지만 올해 시즌6가 기사회생하면서 오디션 프로그램의 명줄을 몇차례 더 늘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엠넷 김기웅 국장은 “이번 시즌에는 노래의 비중을 크게 높인 게 부진극복책이 됐다고 할 수 있다. 시청자가 감동할만한 노래는 많이 들려줄 계획을 세웠었다. 방송비중을 노래, 심사위원, 참가자 사연 순으로 정했다. 참가자 사연을 줄여 심사평을 더 강화했다”고 밝혔다.

심사위원인 윤종신도 “김무열PD가 지원자의 사연, 스토리텔링 부분을 과감하게 버리더라. 캐릭터를 만들만한 재료들도 버리고 음악, 라이브 실력에 주안점을 둬 늘어지는 부분 없이 핵심만 볼 수 있도록 했다”고 성공의 원인을 분석했다.

‘슈스케6’를 보면, 음악이나 심사평의 트렌드가 제법 많이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비주류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시즌1 우승자 서인국 등 초반 시즌에는 아이돌 같은 분위기를 보이는 참가자가 유리했지만, 시즌6에서는 곽진언, 김필 등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는 가수들이 대거 부각되고 있다. 시즌2에서도 비주류 분위기가 강한 장재인이 Top3까지 진출하기도 했지만 이번 시즌에는 비주류 가수들이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다.

이에 대해 윤종신은 “비주류들이 주류 잠식을 한 게 아닐까. 시즌1,2때만 해도 아이돌과 유사한 가수를 뽑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무언의 압력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정통 가창력을 추구하는 장우람도 있지만, 김필과 곽진언이 특히 주목되고 있다”면서 “김필은 인디, 곽진언은 포크 성향이다. 예전 같으면 가요성향이 강할 수도 있지만 올시즌에는 비주류쪽이 훨씬 강하다. 이제 시청자들도 음악 장르가 아니라 음악의 매력이 있으면 끌린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심사위원들이 내리는 심사평도 달라졌다. 이번 시즌에는 김범수가 새로 들어오고 여자심사위원으로 백지영이 들어왔다. 김범수는 ‘애정도 있고 관점과 객관성을 모두 담고 있는’ 심사평을 해, 반응이 더욱 좋아졌다. 백지영도 참가자와 함께 정서를 나눠주는 ‘언니’나 ‘누나’ 컨셉트의 심사에서 벗어나 자신의 취향과 관점을 담은 심사평을 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심사위원들 사이에도 상반된 해석을 내리는 평가가 유독 많다. 다양한 해석과 관점의 심사가 나오고 있는 이런 현상 또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심사가 더욱 미세해지고, 감성적인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커지고 있다는 것.

윤종신은 “1년 쉬고 심사위원으로 복귀했는데, 취향과 시대가 바뀌고 있음을 느꼈고, 그래서 조금 더 디테일하게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생방송에 오면 음정과 박자가 맞고, 성량이 되면 기준은 통과한 거다. 그 다음은 실력이 아니라 느낌과 취향에 대한 얘기를 한다. 취향에 대한 이야기는 (사람들이) 공격할 수 없다. 그래서 4명의 심사평이 다 다르다. 오히려 심사평 스펙트럼이 넓어진 것 같다. 심사평이 다른 걸 시청자가 공격하지 않는 건 성숙하고 공감대를 이뤘고, 소통했다는 뜻인 것 같다. 심사위원들이 참가자의 단점을 지적하고, 심사의 카리스마가 화제가 된 적이 있는데, 이제 그런 것보다 취향, 느낌, 호흡 이런 이야기로 바뀐 것도 좋은 현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백지영도 “지금은 심사위원으로 앉아있지만 무대에 서면 나도 평가받는다. 추상적 잣대로 평가가 됐던 적도 있었다”면서 “탑6 정도 오면 기본 기량은 있다는 확신 아래 취향의 문제, 내가 좋아하는 보컬이냐, 나에게 뭔가 오는 게 있느냐를 본다. 승철이 오빠와 종신이 오빠가 나와 다른 해석을 내릴 때가 좋다. 오빠가 이렇게 해석해 줄 수도 있구나 하고 많이 배운다”고 말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시청률도 중요하지만, 이슈성은 더 중요하다. 지난해에는 화제가 되지 못했지만 이번 시즌에는 관련 기사와 댓글, 동영상 클릭 등으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금요일 밤 방송이 나가고 나면 그 다음날에는 이 때 부른 노래들이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오르며 화제가 된다. ‘소격동’을 통기타로 편곡해 부른 곽진언과 ‘벗님들’의 곽진언, 김필, 임도혁이 부른 ‘당신만이’는 연일 화제의 대상이다. 결국 ‘슈스케’를 살린 것은 노래 자체였다. 노래 잘 하는 참가자가 많이 나왔고 ‘슈스케6’ 제작진은 원석 발굴을 위해 이전에는 가지 않던 지방 곳곳을 찾아 오디션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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