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정은은 SBS ‘매직아이’에서 장기하에 대해 ‘침대 위가 궁금한 남자’라고 말했고, 이 말은 “내가 그의 섹시한 매력에 대해 보내고 싶었던 100% 짜리의 긍정적 찬사였다”고 밝혔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사람마다 느낌이 다를 수 있고, 표현의 차이는 존재하는 법이니까.
곽정은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물고늘어지는 ‘공격’들에 물러날 생각이 없다고 말한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섹스 칼럼니스트로서의 자유를 훼손당하는 것 아니냐는 기분까지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곽정은의 대응 논리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그는 “기하 씨가 수치심을 느꼈다고 생각한 부분이 있다면 나는 무조건 용서를 빌어야 할 것이다. 기하 씨는 나의 그 발언에 대해 유쾌하게 받아들였으며~”라고 말해 자신의 발언이 성희롱이 아님을 밝혔다. 그건 두 사람만이 나눈 대화였을 때에만 해당한다.

그럼 15세 이상 관람가의 지상파 토크쇼에서 그 장면을 본 시청자는 뭔가. 이를 본 시청자중에는 “(곽정은이) 솔직하게 말하네”라고 시원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저런 이야기를 방송에서 뭐하러 하지”라고 불편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다.
곽정은이 블로그에 올린 해명 글을 보면 그의 발언을 불편하게 받아들이는 사람까지 배려할 필요를 못느끼는 것 같다. 이런 위험때문에 프로그램마다 연령 제한 등급을 표시하는 것이다.
‘매직아이’는 곽정은이 출연하고 있는 JTBC ‘마녀사냥’과는 다른 곳이다. ‘마녀사냥’은 19세 이상 관람가로 선택적인 채널인 케이블 채널(종합편성)인데다 젊은 여성이 주시청층이어서 여성의 성(性)에 대해 비교적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공간이다.
곽정은은 “이것이 공중파에 적절한가 그렇지 않은가를 판단해 셀프 검열을 하는 것은 온전히 제작진의 몫으로 존재한다.”고 글을 올렸다. 하지만, 이것도 제작진만의 실수로 보기 힘들다. 공동책임이다.
만약 곽정은의 논리대로라면 녹화로 촬영된 프로그램이 방송을 탄 후 특정 발언이 논란이 되면 편집으로 그 부분을 잘라내지 않은 제작진의 탓으로 돌리면 된다.
녹화라도 방송에서 한 이야기는 방송이 된다고 전제해야 한다. 곽정은이 ‘침대 위가 궁금한 남자 장기하’라는 표현이 방송에 나가는 게 꺼림칙했다면 방송전 제작진에게 그 부분을 빼달라고 요구했어야 한다.
곽정은이 직업인으로서의 표현할 자유를 충분히 누렸으면 좋겠다. 곽정은은 “단지 성적인 욕망에 대해 발언했다는 이유로 나와 내 일을 매도하고 싶은 사람에게 조금도 사과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단지 성적인 욕망에 대해 발언했다는 이유로 공격을 받아서는 안되겠다. 하지만 어떤 공간과 환경에서, 어떻게 발언이 이뤄졌는지는 따져봐야할 문제다.
곽정은은 “비이성적이고 무논리한 마녀사냥의 피해자가 될 생각도 없다”고 했지만, 발언보다는 해명과 대응이 오히려 논란을 만들고 화를 부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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