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영의 이주의 추천 싱글> 1. 금미(크레용팝)ㆍ성훈 ‘선라이트’ 外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 금미(크레용팝)ㆍ성훈 ‘선라이트(Sunlight)’= “네 어깨 위로 흐르는 바람/아 저 구름 뒤로 숨겨둔 Sunlight”

걸그룹 크레용팝의 금미와 배우 성훈이 주연을 맡은 웹드라마 ‘6인실’의 OST입니다. 금미와 성훈이 함께 부른 이 곡은 그동안 크레용팝이 보여준 다소 발랄한 이미지를 떠올리며 듣는다면 조금은 당황스러울지도 모르겠습니다. 간결하게 정돈된 편곡과 감성적인 멜로디, 그리고 절제된 금미와 성훈의 보컬의 조화는 편안하되 결코 가볍게 들리진 않습니다. 서정적이면서도 서늘한 풍경이 심상으로 떠오는 곡입니다. 이런 예상치 못한 결과물은 꽤 즐겁습니다.


▶ 박정현 ‘그 겨울’= “웃는다 참 어려운 일이지만/그냥 그렇게 다시 사랑은 흘러갔다”


어떤 장르의 곡이어도 박정현이 부르면 당도가 올라갑니다. 가사가 비록 “흘러간다” “변해간다”처럼 무뚝뚝한 어미로 마무리될지라도 말입니다. ‘그 겨울’은 ‘강승원 1집 만들기 프로젝트 : Part 3’의 음원으로, 혼자라서 겨울이 더 춥게 느껴지는 외로운 싱글들의 심경을 담고 있는 노래입니다. 강승원은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의 음악 감독으로 고(故) 김광석의 ‘서른즈음에’를 만든 작곡가로도 유명하죠. 하지만 ‘서른즈음에’가 김광석 목소리 덕분에 빛났던 것처럼 ‘아저씨’ 강승원이 이 곡을 불렀다면 이렇게 달콤하진 않았겠죠.

▶ 정연승 ‘얼음공주(Snegurochka)’=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에 심장이 얼음으로 된 한 소녀가 있었습니다/사랑에 빠져버린 소녀는 조금씩 자신의 심장이 눈물로 녹아 흐르는 것을 느꼈습니다/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소녀는 사랑하는 사람 곁에 있기로 결심했습니다/천천히 천천히 녹아가면서도/소녀는 사랑하는 사람 곁에서 죽기로 결심했습니다”


짧지만 애절한 이야기 아닌가요? 이 곡은 얼음으로 만들어진 심장을 가진 공주의 사랑을 그린 러시아의 고전동화 ‘스네구로치카’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음악이 곁들여진 슬픈 동화는 시리고 아름답습니다.

▶ 우쿠루쿠 ‘겨울일기’= “우리가 보는 오늘/조금씩 다가올 내일/함께라 좋았던 우리의 겨울일기”


신스팝밴드 우쿠루쿠(ookoorookoo)는 매 계절마다 그 계절의 감성을 담은 곡들을 발표해왔습니다. 서정적이면서도 선명한 선율을 가진 공간감 있는 사운드를 선보여 온 우쿠루쿠는 다작을 하면서도 실망스럽지 않은 음악적인 질을 유지해 온 보기 드문 밴드죠. 밴드의 핵심이자 포스트록과 일렉트로닉 뮤지션인 레인보우99(Rainbow)의 또 다른 얼굴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우쿠루쿠의 행보는 흥미롭습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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