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열풍이 말해주는 것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요즘 대중문화 키워드는 1990년대다. ‘무한도전’의 ‘토토가’이후 90년대 음악이 유행하고 있다.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 소찬휘의 ‘티어스’, 김현정의 ‘멍’등이 음원 차트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30대의 나이에 벌써 10대때를 추억하고 있다. 50대인 기자가 앞만 보고 달려갈때 이들은 벌써 과거를 회고한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1990년대는 문화적으로 가장 풍성한 시기였다. 2010년대 아이돌 음악이 이들을 만족시켜주는 것도 아니고, ‘콘서트 7080’이나 ‘가요무대’는 너무 멀고,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너무 늦은 시간에 방송된다. 1990~2000년대 세대들이 돌아갈 곳이 마땅치 않았다.


1990년대는 댄스와 발라드 외에도 록, 포크, R&B, 트로트, 테크노, 펑크, 운동권 음악까지 음악 장르적으로 가장 다양한 시기였다. 김건모, 신승훈, 룰라, 서태지와 아이들, 솔리드, 김종환, 조성모 등 밀리언셀러들이 대거 등장한 것도 90년대의 일이다. 영화 ‘건축학개론’과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응답하라 1997’가 히트하며 90년대 문화에 대한 향수가 이미 생겼다. 취업이 잘 안되는 무한경쟁의 시대에 IMF가 뭔지도 모르고 살았던 90년대의 낭만으로 돌아가고 싶을 것이다.

힘든 시기를 사는 ‘미생’들이 문화적 황금기인 90년대를 추억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복고상품은 자주 보여주면 금세 싫증을 느낄지도 모른다. 과거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으로는 계속 갈 수 없다. 과거에 머무르는 것은 현재가 행복하지 않다는 퇴행적 신호이기도 하다. ‘토토가’가 90년대 가수와 음악을 즐기고 소비하는 ‘현재의 대중정서’에 주목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복고 콘텐츠가 창의성을 가지려면 90년대 음악과 문화가 현 대중의 정서와 만나 만들어내는 새로운 모습, 달리 말하면 90년대를 바라보는 현재적 시점이 들어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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