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는 이야기 구조로 볼때 이 정도의 시청률이 나올 드라마는 아니다. 인간의 생명연장을 위해 바이러스를 이용하려는 이재욱(지진희)의 계획을 박지상(안재현)이 어떻게 받아들이며 대결을 벌일지 관심이 생기고 있다. 또 까칠하면서 로맨틱한 지상과 유리타(구혜선)커플의 케미도 나쁘지 않고, 여기에 비밀스런 과거를 지닌 민가연(손수현)까지 개입돼 로맨스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그런데도 드라마는 별다른 화제나 이슈가 되지 않는다. 초반에는 구혜선의 연기가 어색하다며 구혜선에게 책임을 돌리기도 했다.
사실 구혜선보다 더 어색한 연기를 펼치는 배우가 남자주인공인 안재현이다. 주말극도 아닌 미니시리즈에서 남녀주인공의 연기가 모두 어색하니 드라마가 잘되기는 어렵다.
안재현이 ‘별에서 온 그대‘와 ‘너희들은 포위됐다’에서는 연기력이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비중이 별로 없는데다 이야기를 끌고 가는 주체가 아니어서 연기력이 모자라도 표시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남자주인공으로 사건을 끌고가며 여자주인공과 멜로까지 있는 배역을 소화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안재현은 ‘별그대‘ ‘너포위’와 ‘블러드‘ 사이에 몇 단계를 더 거쳐야 했다. 그런 과정 없이 바로 주인공이 돼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다.
출연료가 엄청난 톱스타를 기용하지 않고, 제작비를 줄일 수 있는 참신한 신인을 캐스팅할 수 있다. 하지만 배역을 소화할만한 연기력을 갖출 때에 한해서다. 안재현의 연기는 강약은 있지만 밋밋하고 표정 연기도 어색할 때가 더러 있다.
안재현이 맡은 박지상은 쉬운 캐릭터가 아니다. 뱀파이어 바이러스에 감염된 부모 사이에서 잉태돼 태어난 뱀파이어로 피에 대한 욕구를 제어하며 살아간다. 자신의 저주를 풀 수 있는 실마리들을 찾아 헤매고 코체니아 내전중 뱀파이어의 유골을 발견한후 한국에 있는 ‘태민 암병원’에서 또 다른 상황에 맞딱뜨리는 캐릭터다. 잘 못하면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될 수 있는 캐릭터다.
안재현이 드라마를 끌고갈만한 연기를 펼치지 못하는 건 안재현의 잘못이 아니다. 안재현은 아직 주연에 캐스팅될 구력이 안된다. 차근차근 과정을 밟아 연기를 쌓아나가면 된다. 안재현의 문제는 관리의 문제이고 로토도 아닌데도 만용을 부린 캐스팅 주체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 같다. 시청률이 3%대로 떨어지면 네티즌들 사이에 ‘망드’라는 말이 나온다. 이런 드라마에서 어색한 연기를 펼친 배우는 드라마가 끝나도 후유증이 오래 갈 수 있다. 그래서 캐스팅은 매우 중요하다.
/wp@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