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앨범을 기약 없이 기다리게 만들던 검정치마의 갑작스러운 싱글입니다. 정규 2집 ‘돈트 유 워리 베이비(Don’t You Worry Baby)’가 지난 2011년에 발표됐으니 무려 4년 만의 신곡이로군요. 전자음이 만들어낸 몽환적인 소리의 공간, 그 공간을 부드럽게 유영하는 보컬, 그리고 “하얀 마음 때 묻으면/안 되니까 사랑해 줘요/처음만 있구요/끝은 아득하네요”처럼 섬세한 가사가 합쳐지니 곡의 제목처럼 영화 같은 풍경이 펼쳐집니다. 각설하고 멋진 곡입니다.
이번 싱글로 검정치마는 정규 3집을 제단하긴 어렵습니다. 검정치마는 “이번 싱글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선보이는 전자 사운드를 담은 곡이 될 것”이라며 “3집은 이번 싱글과 전혀 다른 성질의 음악이 담길 예정이기 때문에 이 곡으로 3집의 방향을 예측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거든요. 기분 좋은 밀당입니다.

▶ 박효신 ‘샤인 유어 라이트(Shine Your Light)’= “내가 달라지는 것만 같아/이젠 니 마음을 알 수 있어/세상이 변해가 오늘 밤/When you shine your light”
박효신이 지난해 발표했던 싱글 ‘야생화’의 인기가 워낙 대단했던 만큼, 신곡에 대한 팬들의 궁금증 또한 부풀대로 부푼 상황이었다. 과거 ‘소몰이 창법’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었던 그는 자기파괴에 가까울 정도로 자신의 창법을 변화시켜 새로운 경지에 다다른 독보적인 존재입니다. 창법을 바꾸고 다시금 정상을 차지한 것은 한국 가요계에선 그야말로 전무후무한 사례이죠. 이번 싱글에서도 박효신은 허를 찌릅니다. 물 흐르는 듯 부드러운 곡을 선곡하다니 말입니다.
과거 박효신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를 들을 수 없어도, 뚜렷한 기승전결을 가진 극적인 곡을 기대했다면 조금 심심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제 감정을 격하게 드러내지 않아도, 목소리로 힘을 낼 줄 아는 가수입니다. 다소 첫인상이 심심했던 곡이 평양냉면처럼 자꾸 생각나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참 똑똑한 뮤지션입니다.
▶ 프라이머리(Primary) ‘조만간 봐요’= “우리 조만간 봐요/넌 항상 그렇게 말해요/지키지 못할 약속이란 걸/알아도 난 좋아”
‘천재 프로듀서’라는 찬사를 받다가 표절 논란에 휩싸여 활동을 잠정 중단했던 프라이머리. 최근 그가 밴드 혁오의 오혁과 함께 조용하게 내놓은 싱글 ‘럭키 유(Lucky You)’는 이 같은 논란을 조금이나마 가라앉게 만든 멋진 작품이었죠. 이번 싱글은 프라이머리의 본격적인 컴백 작입니다.
그동안 다른 뮤지션들과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보여줬던 프라이머리는 이번 싱글의 타이틀곡 ‘조만간 봐요’에선 김범수(BSK), 개코와 함께 했습니다. 대표곡 ‘시스루(See-Through)’처럼 청자를 한 번에 휘어잡는 ‘훅’은 없지만, 프라이머리가 곡을 매만지는 능력은 여전히 매력적입니다. 이번 싱글에 함께 수록된 정기고가 참여한 ‘머리 세웠어’, 권진아와 랩몬스터가 참여한 ‘유(U)’ 역시 매력적입니다. 특히 ‘유’에 참여한 권진아의 보컬은 정말 ‘꿀’이로군요
▶ 머쉬룸즈(Mushru:ms) ‘뉴 아파트먼트(New Apartment)= “이제 시작되어버린 영화/갑자기 붉어진 내 마음은 거둘 곳 없이/한 순간 꿈에서 깨어버린 내게/남은 건 오직 이 짧은 노래 뿐”
몽환적이고도 따뜻한 멜로디와 사운드, 일상의 슬픔과 그리움 그리고 실패와 좌절을 다룬 담담한 가사. 밴드 머쉬룸즈의 음악은 청자에게 편안하게 스며드는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싱글은 머쉬룸즈가 오는 5월 27일 발매할 예정인 두 번째 정규 앨범의 선공개곡입니다. 단출한 어쿠스틱 편성에서 벗어나 일렉트릭 기타와 전자음을 더했던 첫 정규 앨범 ‘원 게임 원더(One Game Wonder)’와 비교해 대단한 음악적 변화는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감성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멤버 최완이 꿈속에서 본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써 내려 갔다는 가사는 손에 닿을 듯 말듯 아련한 슬픔을 전합니다. 깨어나고 싶지 않은 꿈을 꿔본 이들이라면 누구나 “잠들 수 없어 뒤척이는 내게 남은 건/뒤척이는 내게 남은 건 차가운 이불뿐” 같은 가사에서 등이 뻣뻣해지는 느낌을 받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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