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K7’ 부산 현장 오디션 가보니…기타줄 끊어져도 초연, 13살 다해락 밴드의 운명은?

“저…노래하다가 기타줄 끊어지면 점수 많이 깎여요? 기타줄 끊어진 것 때문에 탈락할 수도 있어요?”(양택균ㆍ12)

6학년 누나들과 함께 밴드의 멤버로 ‘슈퍼스타K7’ 현장 오디션에 참가한 양택균 군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경험삼아 도전했다”더니, 합격의 욕심도 생겼다. 정작 연주 중엔 초연했지만, 오디션을 마치자 팀에게 해가 될까 싶은 걱정에 안절부절이다.

부산광역시 사하구에 위치한 다대초등학교. 김민경(30ㆍ남) 교사는 지난 2013년 초등학생 13명을 모아 ‘다해락(ROCK) 밴드’를 만들었다. 고등학교 시절 밴드부를 했던 그는 “교사가 된 이후 아이들에게 음악을 통해 새로운 꿈을 주고 싶었다”며 “학교폭력 등으로 아이들이 시달리는 때에 이를 음악적으로 발산하고, 합주를 통해 협동심을 기르며 함께 연주하는 음악의 기쁨을 공유하고 싶었다”고 한다. 해마다 목표가 있었다. 1년차엔 학교공연, 2년차엔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공연을 갖는 것이었다. 지난해 고작 열한 살, 열두 살이었던 아이들이 동아대학교 축제에서 오프닝 공연을 장식한 건 이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올해의 목표는 ‘슈퍼스타K’였다. 

[사진제공=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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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에서 곽진언 김필 등 뮤지션형 스타들을 배출하며 죽어가는 오디션을 부활시킨 ‘슈퍼스타K’의 일곱번째 시즌이 시작됐다. 연초마다 들려오는 “올해도 또 하냐”는 싫증 섞인 반응과는 별개로, 누군가에겐 ‘생애 첫 오디션’이다. 다해락 밴드 역시 그랬다.

5월 31일 오전 9시, 13명의 아이들은 부산 사직 실내체육관에 도착했다. A팀(김수령 김가은 박서진 윤시우 강정원 김채원)과 B팀(김채원 김단아 최지호 노해원 남희영 박현지 양택균)으로 나뉘어 참가한 현장 오디션에선 “누가 합격해도 함께 응원”하기로 약속했다. “어느 지역의 오디션이나 10대들은 수줍어한다”는 마두식 PD의 이야기처럼 다해락 밴드 B팀 역시 현장오디션에 돌입하자 개미만한 목소리로 자기소개를 하며 쭈뼛댔다. 그러다가도 3년차 밴드답게 포 넌 블론즈(4 Non Blondes)의 ‘왓츠업(What’s up)’을 첫 곡으로 시작하자 ‘SM 오디션’ 유경험자 김채원, ‘뮤지컬 배우가 꿈’인 김단아 양은 성인 못지 않은 고음을 시원하게 뽑아냈다. 

[사진제공=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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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1만여 명의 부산 시민들이 ‘슈퍼스타K7’의 현장 오디션에 참가했다. 초등학교 3학년이 된 여학생부터 53세의 최고령 남자지원자까지 모인 이 곳은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이 하나가 되고 가능성을 발견하는 자리이며, 마지막 한 번이라는 간절한 꿈을 안고 도전하는 곳이다. ‘대국민 오디션’이라는 타이틀 답게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에 비해 엄격하지 않고 자유로운 점”이 발길을 이끌었고, “슈퍼스타K라는 이름의 상징성”이 저마다 지원서를 쓰게 했다.

“끼가 넘치고 독특한 데다 다양한 색을 가진 참가자가 많다”(마두식 PD)는 부산 지역이지만, 지난 시즌동안 상위권 진출은 저조했다. 시즌2의 강승윤이 톱4까지 오른 유일한 주인공이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인 현장오디션에선 총 15개 부스에 22명의 제작진이 팀을 나눠 참가자들을 심사한다. 1차 현장오디션은 크게 ‘가창력, 개성, 가능성’을 기준으로 10점을 만점으로 채점한다. “부스마다 심사위원별 개인의 성향이 있어 현장에서는 제작진이 정한 기준을 넘는 지원자를 다소 여유로운 기준으로 선별한다. 현장 오디션 종료 이후 녹화된 영상을 통해 제작진 전체가 검토해 심사위원 오디션 진출 여부를 가린다”고 마두식 PD는 설명했다. 1만여명의 지원자 중 연예인 심사위원 앞에 설 만한 ‘제2의 강승윤’을 찾기 위해 제작진이 매의 눈이 되는 시간은 대략 일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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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락 밴드의 심사를 맡았던 그룹 부스의 이지은 작가는 “지역 현장오디션에서는 기본 두 곡을 준비해오고, 현장에서 실력을 본 뒤 1~3곡을 더 시켜본다”며 “밴드의 참여가 많은 그룹 부문은 시즌을 거듭할수록 자기 밴드의 색을 보여주기 위해 기존 곡을 편곡하는 팀이 많은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A팀과 B팀으로 나뉘어 오디션을 봤던 ‘다해락밴드’의 희비도 엇갈렸다. 저마다 “우리팀 실력이 더 좋다”고 자신했지만, 노래 한 곡을 추가로 부른 쪽은 다해락 밴드 A팀의 보컬인 김가은 양이었다.

한 평 남짓한 싱글 오디션 부스 몇 곳에선 가창력을 뽐내기 위한 참가자들의 ‘보고싶다’(김범수)가 돌림노래처럼 이어졌고, 키보드까지 놓인 A부스로 돌아가니 “노래를 부르고 싶었지만 어머니의 병환” 등 환경이 여의치 않아 꿈을 접으려던 20대 대학생이 “군대 가기 전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오디션에 도전했다. 담담한 음성으로 김동률의 ‘리플레이(Replay)’를 마치자, 심사위원으로 자리한 제작진은, 키보드와 마이크의 위치까지 손수 조절하며 다음 노래를 부탁했다.

마두식 PD는 “꿈을 갖고 찾아와주신 참가자들이 ‘슈퍼스타K’의 힘”이라며 “간절한 마음으로 찾아온 분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에 여러 가지를 질문하고 노래도 더 많이 들어보려 한다”고 말했다. 일곱 시즌을 맞은 탓에 “아직도 나올 사람이 있냐”는 반응도 있지만, 이번 시즌 ‘슈퍼스타K’는 신상명세만 기록한 인터넷 접수를 통한 ‘원클릭’ 지원방식으로 진입장벽을 낮췄다. “평범한 학생들이 수줍게 들어와 실력을 발휘할 때 놀란 적이 많다. 보통의 일상을 살았던 친구들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그들의 꿈과 희망을 이끌고 싶다”는 제작진의 바람 때문이다.

서울, 부산, 제주 등 국내 9개 지역과 뉴욕, 애틀랜타 등 미국 4개 지역에서 다음달 5일까지 현장오디션을 진행, 지역당 상위 20~30명(0.2~0.3%)의 옥석을 가리는 것이 ‘슈퍼스타K7’의 본격적인 시작이다. 지난 2009년부터 함께 해온 심사위원 이승철이 빠지고, 올해에는 윤종신 백지영 김범수 성시경이 심사위원으로 함께 한다. 첫 방송은 8월이다.

부산=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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