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마리텔’솔지가 ‘노잼’을 ‘꿈잼’으로 만든 비결 3가지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아이돌 그룹은 다른 예능과는 달리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는 유독 고전했다. AOA 초아, EXID 하니, 씨스타 다솜, 샤이니 키 등 아이돌 멤버들은 사전에 준비를 많이 해왔지만 충분히 효과를 발휘하지 못해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따지고 보면 아이돌 멤버뿐만 아니라 강균성, 홍진경, 김영철 등 예능이라면 한가닥 한다는 사람들조차도 쉽지 않았다. 성대모사와 같은 개인기로만 버티기는 힘들었다.

이런 가운데 EXID 솔지가 11일 방송에서 예상과는 달리 ‘노잼‘을 ‘꿀잼’으로 바꿔버리는 상황이 벌어졌다. 결코 길지 않은 ‘마리텔‘ 역사상 의미있는 변화다.

솔지가 비록 독야청청하는 골드멤버 백종원과 인간계의 1위 이은결까지는 꺾지 못했지만, 자신의 콘텐츠를 확고히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그렇게 된 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첫번째 요인은 자연스러움이다. 걸그룹이 아무리 철저하게 준비해와도, 뭔가를 시도하면 어설퍼진다. 아직 살아본 경험이 짧아, 능숙하게 상황을 진행시키기 어렵다. 그건 어쩔 수 없다. 인간의 매력을 압축성장 시킨 결과다. 한 국가의 경제도 초단시간에 발전시키면 압축성장의 폐혜가 나타나듯이, 개인도 마찬가지다. ‘매력발전기’라는 기계에다 열심히 돌려 만들어내다 보니, 시행착오와 경험이라는 양념이 들어갈틈이 없어, 뭔가 만들어서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인위적인 느낌도 난다.

결코 아이돌은 50세인 백종원이 쿠킹과 소통에서 보여주는 능수능란함과 자연스러움을 능가할 수 없다. 아이돌 멤버의 최대 강점은 건강함과 젊음, 예쁨, 잘생김이다. 하지만 ‘마리텔’은 얼굴과 비주얼로만 승부하는 콘텐츠가 아니다.

하지만 EXID 솔지는 아이돌 멤버치고는 너무 자연스러웠다. 솔지의 가창력은 가이드 보컬과 보컬 트레이너의 경험과 ‘복면가왕‘을 통해 이미 증명됐다. 이것이 쓸모있는 콘텐츠로의 발전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날 ‘Maria’ ‘좋은 날’ ‘여전히 아름다운지’를 부르는 것도 계속 듣고 싶은 마음이 생길 정도였다.

두번째 요인은 소품과 게스트를 잘 활용했다는 점이다. 모르모토 PD를 불러, 보컬 트레이닝을 시킨 게 이벤트가 아니었다. PD의 호흡법에는 문제가 있었지만 트레이닝을 통해 점점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것으로만 시청자들은 충분히 관심이 생길만했다.

솔지가 힘을 빼라면서 모르모토 PD의 어깨와 배에 손을 갖다대고, PD의 손을 자신의 배에 갖다대는 동작을 취했을 때 다른 걸그룹이었다면 이상한 분위기로 몰고 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솔지 선생님의 보컬 트레이닝이라는 확실하고 쓸모있는 콘텐츠가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되지 않았다. 모르모트 PD와 대결한 펌프에서 보여준 발놀림도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마지막으로 솔지가 채팅창을 잘 읽고 반응했다는 소통력을 들 수 있다. 초아와 하니는 집에서 열심히 준비해왔지만, 네티즌들과 소통하는 ‘멀티태스킹’ 능력에서는 아쉬운 점이 있었다.

걸그룹에게 소통력이 약하다는 지적을 하면, 열심히 채팅창을 들여다본다. 하지만 솔지는 그런 스타일이 아니었다. 자신의 콘텐츠인 노래부르기와 보컬 트레이닝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면서도, 사이사이 슬쩍슬쩍 채팅창의 글을 읽고 계속 대화해주는 소통 능력을 보여주었다.

백종원은 이제 뻔한 (애)드립은 상대도 안한다. 드립중에서 쓸모있는 드립만 가려 읽어, 채팅방이 가야 할 길을 선도하시는 ‘드립 대법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물론 솔지는 이런 단계에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성장할 수 있는 약간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서병기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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