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의 대중문화비평] 잘나가는 음악예능…‘복고·스토리·연습생’ 중 하나는 있다

음악예능이 넘친다. 2009년부터 신인가수를 발굴하는 서바이벌 공개 오디션 ‘슈퍼스타K’ 시즌1이 나왔고, 그 뒤를 이어 계속 음악예능, 음악경연예능이 선보였다. 이제 식상해졌다고 할만한데도 계속 쏟아져 나오는 게 신기할 정도다.

음악예능에 편견 제거와 호기심이라는 요소를 집어넣어 새로움을 더한 ‘복면가왕’이 1년이 지나도 아이돌의 노래 실력 재평가 무대 등으로 여전히 인기를 얻으면서 설특집 이후 ‘듀엣가요제’ ‘판타스틱 듀오’ ‘신의 목소리’ 등 음악예능이 3개나 새로 정규편성돼 방송되고 있다. 최근 인기를 얻는 음악예능에는 몇가지 특징을 보이고 있다. 그중 하나가 복고다. 과거 짧게 히트하고 사라진 가수들을 찾아 역주행송으로 재탄생시키는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이 대표적이다. 파일럿 때는 PD들이 쓰는 말로 ‘말아먹었다’고 했다. 하지만 2015년 10월 정규편성이 되고 나서 불과 6개월 만에 화제성과 대중성을 다 잡으며 2049 세대의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 됐다. 

‘슈가맨’ 등 복고음악예능은 선배가수들의 노래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으며 추억과 공감을 넓혀가는 과정을 그린다. 이런 복고콘텐츠는 신구 가수들(슈가맨 쇼맨)의 음악을 통한 소통이라는 아름다운 그림이 그려지기도 한다.

슈가맨으로 나온 스페이스A 김현정의 노래를 들었던 시청자들은 “다시 가수로 활동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17년 만에무대에 오른 김현정은 춤을 추면서 라이브를 너무나 안정적으로 소화했다. 지상파에서 무려 3개의 음악예능이 정규편성돼 방송되고 있는 시점에도 ‘슈가맨’은 여전히 상승세다. 그만큼 차별화가 확실히 됐다는 뜻이다.


지난 4월 방송된 ‘무한도전’의 음악예능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토토가)2’편에서 16년만에 무대에 오른 젝스키스의 게릴라 콘서트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상암구장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온 아줌마 팬들까지 노란 옷을 입고 젝키를 응원하며 잠시나마 과거로 돌아갔다. 젝키가 여기서 부른 ‘커플’과 ‘폼생폼사’는 음원차트에 재진입하며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무도’ 제작진은 토토가 시즌3를 기대해달라고 했다. 사람들은 이번에는 ‘HOT 재결성’이냐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13일부터 시즌5를 내보낸 ‘쇼미더머니5’와 ‘언프리티 랩스터’ 등 힙합예능도 여전히 ‘핫’하다. 굳이 ‘쇼미더머니4’에서 논란을 제공했던 ‘싸이퍼(프리스타일 랩) 10분 미션’같은 자극을 주지 않고 다양한 참가자들의 면면만 보여주어도 재미가 넘친다. 걸그룹 쥬얼리의 전 멤버이자 래퍼 하주연이 2년 만에 다시 카메라 앞에 섰지만 긴장한 탓에 탈락해 안타까움을 자아낸 장면은 이 자체가 ‘인간극장’이라는 다큐였다. 비록 1차예선에서 탈락했지만 그녀의 진정성 있는 도전에 시청자들은 응원을 보냈다.

최근에는 대국민 오디션보다 연습생 오디션이 유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성 기획사에 소속된 연습생들이 참가해 경연을 벌인 ‘프로듀서 101’이 엄청난 반응을 일으키면서 생긴 현상이다. 아무래도 일반인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보다 노래와 춤 연습이 어느 정도 습득된 연습생으로 그룹을 만드는 것이 빠르기 때문이다. 이 점은 방송 메카니즘과도 맞아 떨어진다.

연습생 오디션에서 연습생이라 함은 기획사에 소속된 연습생이거나 ‘SIXTEEN’ 등 새로운 아이돌 그룹을 만들어내는 서바이벌 리얼리티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사람을 말한다. 오는 6월 18일 Mnet과 tvN에서 첫 방송되는 ‘소년24’도 그런 경우다. ‘소년24’는 CJ E&M 음악부문이 투자, 제작하는 초대형 K-팝 프로젝트 ‘소년24’의 유닛 서바이벌 리얼리티로, 22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49명의 남자 연습생들이 매회 유닛으로 대결을 펼쳐, 최종 선발된 24명은 ‘소년24’의 멤버로서 전용 공연장에서 1년 365일 라이브로 공연을 진행하며 활동하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음악예능이 무한 경쟁에 돌입하면서 더욱 다양한 방식의 형식과 포맷이 나와 디테일로 승부를 하고 있다. 4월말 첫선을 보인 신개념 뮤직쇼 tvN ‘노래의 탄생’은 방송가에 불고 있는 음악예능의 열풍 속에 차별화된 포맷을 내세웠다.

음악프로듀서들의 45분 프로듀싱 대결을 보여주는 ‘노래의 탄생’은 아직 성공여부를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가창력 대결 위주의 기존 음악예능과 다르게 음악을 만드는 과정과 전문 음악인들의 세계를 생생하게 보여준다는 발상의 전환이 돋보인다. 무엇보다 음악예능 춘추전국시대에 새롭다는 점이 평가받을만하다.

음악예능은 노래 외에도 스토리나 공감, 예능 코드를 담기 좋다. 제작진은 음악예능에서 음악과 예능 중 어디에 방점을 둬야 할지를 고민한다. 음악 위주로 하고 싶지만, 시청률을 위해서는 예능적 요소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악예능은 지금 포화상태인 만큼 새롭고 차별화된 형식과 컨셉, 참신하고 창의적인 내용을 담아야 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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