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앨범’에 빠진 아이돌

이번엔 시리즈다. 미니 앨범, 싱글 앨범의 대명사였던 아이돌 그룹이 시리즈 앨범을 들고 나왔다. 그 중에서도 3부작이 대세다.

시작은 방탄소년단이었다. 2013년 ‘학교 3부작’의 첫 번째 ‘노 모어 드림(No More Dream)’으로 데뷔했다. 이어 ‘노(N.O)’, ‘상남자’로 3부작을 마쳤다. 3부작 시리즈의 곡은 모두 10대의 꿈, 행복, 사랑을 이야기했으며 무대에 오른 방탄소년단 역시 교복 의상을 입어 앨범 내용과 콘셉트의 연속성을 잘 살려냈다.

이후 지난해 4월에는 ‘청춘 3부작’을 예고했다. ‘화양연화 시리즈’다. ‘화양연화 pt.1’과 ‘화양연화 pt.2’에 이어 마지막으로 지난 2월 스페셜 앨범 ‘화양연화 영 포에버(Young Forever)’를 발매하며 3부작을 마무리 지었다.

여자 아이돌 그룹 여자친구도 ‘학교 3부작’으로 이름을 알렸다. 첫 번째 미니 앨범 ‘시즌 오브 글래스(Season of Glass)’의 ‘유리구슬’로 지난달 1월 데뷔해 두 번째인 ‘플라워 버드(Flower Bud)’의 ‘오늘부터 우리는’, 마지막으로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의 ‘시간을 달려서’로 3부작을 완성했다. 


앨범 타이틀도 녹음의 계절부터 꽃이 피는 시기, 마지막으로 눈송이를 뜻하는 이름을 붙여 1년 주기의 흐름을 표현했다. 뮤직비디오도 입학, 방학, 졸업을 의미하는 스토리텔링을 담았다. 여자친구의 ‘학교 3부작’은 교복 콘셉트를 확실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여자친구와 시리즈 앨범 양대 산맥을 이루는 걸그룹은 러블리즈다. 비슷한 시기 데뷔했지만 약 2개월 빨리 ‘소녀 3부작’을 들고 나왔었다. ‘캔디 젤리 러브’, ‘안녕(Hi~)’, ‘아츄’가 각 앨범의 타이틀 곡이다.

지난달 25일 열린 러블리즈의 쇼케이스에서 윤상은 “러블리는 지난 3부작에서 모두 짝사랑을 담았다”며 “하나는 캔디처럼, 한번은 수줍은 안녕으로, 마지막은 감출 수 없는 재채기로 보여줬는데 사랑이 이루어 졌는지 여부는 안 나와서 이번에는 짝사랑을 다뤘다”고 새로운 3부작을 소개했다. 이번에는 앨범명 자체도 새로운 3부작을 뜻하는 말인 ‘어 뉴 트릴로지(A New Trilogy)’로 붙였다.

그 첫 곡 ‘데스티니(Destiny)’로 3부작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첫 3부작에서 차기 3부작으로 넘어가는 연결고리도 스토리로 촘촘히 채워 연속성을 놓치지 않았다.

여자 아이돌에 비해 방탄 소년단을 이은 남자 아이돌 그룹들에게 이러한 경향이 더 두드러졌다.

남자 아이돌 그룹은 약속이라도 한 듯 하나같이 시리즈 앨범을 냈다. 빅스, 세븐틴, 비아이지(B.I.G), 몬스타엑스, 비투비까지 방탄소년단을 포함, 여섯 팀에 달한다.

‘컨셉돌’을 자처하는 빅스는 지난달 19일 ‘빅스 2016 콘셉션’ 3부작으로 그리스 신화의 신을 주제로 한 연간 프로젝트를 예고했다.

첫 번째 콘셉트는 질투의 신 젤로스로 앨범 ‘젤로스(Zelos)’의 타이틀곡 ‘다이너마이트’에서도 사랑에 대한 질투를 표현하고 있다. 이 후에도 그리스 신화의 다른 신을 모델로 시리지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세븐틴은 지난달 25일 ‘소년 3부작’의 마지막 곡 ‘예쁘다’를 들고 나왔다. ‘소년 3부작’은 ‘아낀다’, ‘만세’, ‘예쁘다’로 구성된 시리즈로 ‘아낀다’가 한 소녀에게 반하는 내용이었다면, ‘만세’는 그 소녀에 대한 적극적인 고백, ‘예쁘다’는 소녀에 대한 애정 표현을 담았다. 역시 통일된 시리즈 안에서 연속성 있는 스토리텔링을 가미했다.

지난 17일 컴백한 비아이지(B.I.G)는 3부작 안에서 소년에서 남자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담았다. 이 그룹 또한 3부작으로 ‘맨 앤 그로우’(Men & Grow)‘ 시리즈를 내놨다. 첫 스토리인 ’타올라‘ 이후 6개월 만에 그 두 번째 앨범 ‘아프로디테’(APHRODITE)’로 돌아왔다.

지난 18일 컴백한 몬스타엑스는 2.5부작을 처음 들고 나왔다. 대형프로젝트 ‘더 클랜(THE CLAN)’의 첫 앨범 ‘Part.1 LOST’를 발표했다.

비투비도 지난 3월 발라드 3부작으로 시리즈 앨범을 선보였다. ‘괜찮아요’, ‘집으로 가는 길’, ‘봄날의 기억’으로 댄스 아이돌에서 발라드 아이돌로 입지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

시리즈 앨범은 연속적인 스토리텔링과 더불어 통일성을 가지면서도 조금씩 달라지는 콘셉트가 특징이다. 몇 번에 걸쳐 하나의 콘셉트를 보여줌으로써 그룹 이미지를 만들어 가는 측면도 크다.

한 아이돌 그룹 소속사 관계자에 따르면 “신인 같은 경우 그룹 색을 만들거나 이미지를 구축해야 되는 부분이 있는데 시리즈 앨범을 통해 하나의 콘셉트를 가지고 한다면 그 그룹의 색깔을 굳히기에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기존 그룹의 경우에는 예를 들어 소년에서 청년으로 변한다든지 변화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시리즈를 택한다”고 말했다.

“팬들도 그 다음 앨범을 기다리게 되고 다음에 또 어떤 콘셉트가 나올까 기대하기 때문에 홍보 효과도 좋다”고 덧붙였다.

음반 제작을 겸하고 있는 한 음반 유통사 관계자는 “물론 하나의 앨범으로만 콘셉트를 잡을 수 있지만 한 앨범에 열 몇 곡을 꽉꽉 채워서 낸다고 해도 디지털 세상이고 싱글을 듣는 시대이기 때문에 한 두 곡 밖에 알릴 수 없다”며 “단일 앨범 하나로 그 콘셉트를 완전히 보여주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앨범 쪼개 내기가 앨범 판매 전략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분석도 함께다. “사실 앨범을 세 번으로 나눠서 내면 오히려 한 번 알릴 때 보다 마케팅비용과 인쇄 비용은 더 든다”며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아티스트에 대해 알리려면 여러 번에 걸쳐 콘셉트를 각인 시켜주는 게 좋기 때문에 시리즈 앨범을 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은지 기자/leun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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