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티벌②] 서재페 vs UMF vs 지산

[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페스티벌의 계절이 돌아왔다. 봄 바람도 좋지만 뜨거운 여름이 페스티벌의 적기라 할 수 있다. 7~8월 여름 페스티벌부터 조금 일찍부터 흥을 돋울 5월의 페스티벌까지 날짜도 다르지만 라인업도 다채롭다. 더운 여름을 취향 따라 달랠 수 있으니 비교해보고 고르는 재미가 있다.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건 ‘서울 재즈 페스티벌 2016(이하 ’서재페‘)’이다. 27일부터 29일, 3일간 서울 방이동 올림픽 공원에서 열린다. ‘서재페’는 국내 최대 재즈 페스티벌로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올해 처음 특별 전야제도 가질 예정이다. 27일 열리는 ‘로열 나이트 아웃(Royal Night Out) 2016’에는 ‘서재페’ 9년 동안 가장 사랑 받았던 아티스트들만 모았다. 2013년 폭우 속에서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 였던 ‘쌀 아저씨’ 데미안 라이스와 ‘서재페에서 다시 보고 싶은 아티스트 1위’에 선정된 제이미 컬럼, 그 외 킹스 오브 컴비니언스, 바우터 하멜이 전야제를 장식할 예정이다. 10주년답게 남은 이틀의 라인업도 그 어느 때 보다 화려하다. 코린 베일리 래, 마크 론슨, 제이슨데룰로 등 해외 유명 재즈, 팝 아티스트들과 더불어 혁오, 에피톤 프로젝트, 장범준, 에디킴 등도 공연을 빛낼 예정이다.

‘서재페’는 2007년 세종문화회관에서 해외 재즈 아티스트를 모아 소규모로 시작했다. 2012년에는 올림픽공원으로 장소를 옮기고 2014년부터는 이틀이었던 행사를 2014년 부터는 3일로 하루 더 늘려 진행했다. 올림픽 공원에 입성해 3만 명으로 시작했지만 작년에는 5만 명을 기록할 만큼 성장했다. 올림픽 공원으로 옮기면서 재즈 아티스트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라인업으로 관객층을 더욱 넓혀갔다. 특히 ‘서재페’는 20대가 대부분인 타 페스티벌과 달리 3~40대가 40%를 차지하는 등 20대부터 40대 이상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유입되고 있다.

국내외 재즈와 대중가수들을 보기 위해 ‘서재페’를 찾았다면 여름을 시원하게 날릴 EDM을 감상하기 위해서라면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 코리아(이하 ’UMF‘)’이 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EDM 페스티벌 ‘UMF’가 다음달 10일부터 12일, 3일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다. UMF는 해외 유명 DJ들이 대거 한국을 찾아 대형 클럽을 방불케 하는 페스티벌로 매년 10만명이 넘는 관객이 이곳을 찾고 있다. ‘UMF’도 올해 5회 째를 맞아 행사 일수, 참가 가수 등을 대폭 늘렸다. 그간 이틀만 진행해 왔지만 이번엔 사흘간 진행하며 가수와 DJ도 80팀에서 100팀으로 늘어났다. 최근 EDM에 대한 한국 관객들의 관심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작년 11만명 기록에 이어 이번 ‘UMF’는 15만명을 예상하고 있다. 과거 매니아들의 장르였던 EDM이 대중화 됐다는 걸 증명해주고 있다.


이번 헤드라이너는 2013년 ‘UMF’ 메인 스테이지를 뜨겁게 달궜던 아티스트 아비치와 아프로잭이 5주년 헤드라이너로 다시 선다. 더불어 전설의 그룹 스웨디시 하우스 마피아 멤버들이 결성한 악스웰-인그로소, 마틴 게릭스, 나이프파티, 넷스카이, 체이스 앤 스테이터스 등이 화려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름이 생소할 수 있지만 영국 댄스 뮤직(Dance Music) 전문 잡지 ‘디제이 맥(DJ MAG)’에서 선정하는 ‘탑 100 디제이(TOP 100 DJ)’ 순위를 보면 ‘UMF’의 라인업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재즈와 EDM이 있다면 페스티벌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록앤롤(Rock&Roll)은 ‘2016 지산 밸리록 뮤직앤드아츠 페스티벌(이하 ‘밸리록’)’이 맡았다. 오는 7월 22일부터 24일 경기 이천시 지산 포레스트 리조트에서 개최된다. ‘밸리록’은 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7∼8월 국내 록 페스티벌을 대표하는 페스티벌로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펜타포트)이 연달아 열려 자존심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아직 두 달여를 남겨두고 있어 라인업도 모두 다 공개되지 않았다. 최근 발표된 4차 라인업까지의 기준으로는 첫 내한을 갖는 디스클로저와 레드핫칠리페퍼스, 일렉트로닉 스타 제드, 록 밴드 비피 클라이로, 싱어송라이터 버디, 밴드 뉴 마스터사운즈, 슬롯 머신등 해외 아티스트들과 김창완 밴드, 국카스텐, 혁오, 장기하와 얼굴들, 소란, 못, 더 모노톤즈, 정진운 밴드 등 한국 아티스트들이 이름을 올렸다.


밸리록은 우여곡절이 많았던 페스티벌이기도 하다. 2009년부터 4년 간 지산리조트의 스키장 일대를 빌려 매해 명맥을 이어왔지만 여러 문제로 2013년 경기 안산 대부도로 페스티벌을 이전한 바 있다. 2014년 ‘세월호 참사’로 취소됐고 작년에는 폭우 등이 겹쳐 진흙탕 속에서 행사가 진행돼 평이 좋지 않았다. 지난해 말에는 안산시가 규정을 어기고 페스티벌 장소에 테마파크를 조성, 록 페스티벌 행사 등을 개최해온 혐의로 감사원 감사에 적발되기도 했다. 하지만 ‘밸리록’은 2012년 CNN이 선정한 세계 50대 록 페스티벌로 선정되는 등 이름값을 확고히 굳힌 페스티벌이다. 그동안 라디오 헤드, 오아시스, 뮤즈 등의 내한을 이끄는 등 라인업 동원력도 국내 최고 수준이다.

leun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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