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거부감·지루함 없이 ‘가족애’ 수용
동물들을 예능에 끌어들이는 것은 쉬운 게 아니다. 동물 교감 버라이어티 ‘일밤-애니멀즈’의 실패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tvN ‘삼시세끼’팀은 밍키(개), 산체(개), 벌이(고양이), 잭슨(염소)에 이어 오리 방송까지 성공시키고 있다. 나영석 PD팀은 이번에도 그 어려운 일을 해냈다. 열두 마리 오리들은 이제 4인방 멤버에 이어 5번째 가족으로 활약할 수 있게 됐다.
‘삼시세끼 고창편’의 리더인 나영석 PD는 동물과 함께 할 때의 노하우를 기자에게 설명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말인 것 같지만, 동물을 그냥 데리고 오면 안된다는 것. 그렇게 되면 동물 분량이 많아질수록 사람들은 지루해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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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N‘ 삼시세끼’ 고창편 방송화면 캡처. |
그래서 동물에게 스토리텔링식 사회적(?) 맥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는 것. 나 PD는 “세상에서 아무리 좋은 것도 맥락속에 어우러져야 보기가 좋다. 오리만 보는 프로그램이면 안된다. 종이 한장 차이다”고 말했다.
강아지도 했고, 고양이 염소도 해봤으니까 이번에는 오리를 해보자가 아니다. 맥락이 없다면 아무리 예능적인 자막으로 동물을 띄워도 효과를 보기 힘들다.
고창편의 차별성은 논농사다. 한달 만에 꽤 자란 벼를 바라보는 멤버들이 뿌듯해 보인다. 오리는 논농사에 대한 고민의 산물이다. 논농사를 농약 사용 없이 오리농법으로 잡초와 해충을 제거하기 위해 오리를 부화시켜 키우는 것이다.
그 과정은 다큐멘터리 같아 보였지만 노란 오리들도 이 집에서의 존재 이유가 생겼고, 이 멤버들이 오리와 함께 하면서 예능적인 재미도 만들어졌다. 오리 12마리가 함께 마당을 뒤뚱거리며 걸어가는 모습을 슬로비디오로 걸면, 그 자체가 우스꽝스럽다. 오리가 등을 땅에 대고 일어나지 못하는 모습, 물속에서 똥을 싸고 뛰어나오는 모습 등은 보기 힘든 장면이다.
이렇게 해서 오리의 맥락(오리가 멤버들과 왜 함께 지내야 하는지)이 만들어지는 숙성기를 거치고 난후에는 이들의 분량을 점점 늘려도 시청자가 별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준다는 것.
평소 동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차승원이 “오리들의 눈이 굉장히 맑더라”며 생명의 신비를 새삼 깨닫고. 오리에 친근감을 보이기 시작한 것도 흥미롭다. 손호준은 자신의 생일에 태어나 ‘손오리’라는 이름이 붙은 오리들을 위해 직접 밥상과 모기장을 위해 임시 집을 지어주는 등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또 설비부의 유해진과 남주혁은 오리들이 살 집을 리어카를 이용해 만들어 주면서 아재 개그를 주고받아 웃음꽃을 피웠다. 오리를 통해 가족들의 모습도 조금 더 잘 살아났다.
오리 방송은 기대 이상의 반응을 올렸다. 오리를 뜻하는 ‘duck’과 덕후의 ‘덕’이 겹치면서 오리덕방이라는 새로운 단어도 만들어졌다. 15일 방송된 3회 시청률은 2회보다 높은 11.4%나 나왔다.(닐슨코리아) ‘삼시세끼 고창편’은 멤버들과 오리들이 함께 하며 훈훈하고 따뜻한 가족애라는 그림이 만들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