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미리보기②] ‘새 출발’ 가능할까…“내실 다지겠다”는 스물한 살 영화제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내달 6일 ‘정상 개최’를 선언한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6일 오후 진행된 개최 기자회견에서 김동호 BIFF 이사장은 “새로운 20년으로 도약하는 첫 번째 영화제”라며 포부를 밝혔으나 진정한 영화인의 축제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전히 공식적으로 보이콧을 철회하지 않은 영화인 단체들과의 ‘불편한 감정’이 남아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올해 영화제에는 69개국 301편의 영화가 초청됐다. 이는 제19회 79개국 314편, 제20회 75개국 304편과 비교해서 크게 줄어들지는 않은 규모다. 애초 영화제 개최 자체가 불투명했던 상황에서 준비 기간이 짧았던 것을 감안해도 예년 수준을 유지해 ‘정상 개최’의 외형을 갖췄다. 아시아필름마켓, 아시아영화아카데미, 아시아영화펀드 등 주요 부대행사도 차질 없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동호 이사장은 “영화제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제를 지키고 빠른 시간에 안정돼 빨리 준비해 준 강수연 집행위원장과 모든 스태프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영화제는 초청작을 통해서도 지난 2년간 영화인들이 목소리를 높인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영화제’라는 가치를 되새김질한다.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는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작품을 신경써서 초청했다”고 말했다. 카말 타브리지 감독의 2009년작 ‘순례길에서 생긴 일’은 이란 파지르국제영화제에 초청됐으나 검열로 인해 상영되지 못하다 최근 상영금지가 풀려 올해 부산에서 세계최초로 상영된다. 또한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의 ’자얀데루드의 밤’은 여전히 이란에서 해금되지 않았지만 감독이 입수한 프린트를 토대로 40분 가량이 잘린 상태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김지석 프로그래머는 “이 작품들은 올해 영화제에서 각별한 의미를 가진다”고 덧붙였다.

영화제의 ‘새 출발’에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우려의 시선도 쉽게 감지됐다. 부산국제영화제 지키기 범 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영화인 비대위)는 여전히 공식적으로 영화제에 대한 보이콧을 철회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제는 지난 7월22일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작품 초청은 집행위원장과 프로그래머들의 고유 권한”이라는 것을 명시하고 이사회 구성과 이사장 선출에 관해 영화인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방향으로 정관 개정 작업을 마쳤다. 그러나 영화인 비대위는 보이콧에 대한 자체 투표에서 ‘4:4:1(참가:불참:유보)’ 결과를 발표하면서 결과적으로 유보적인 입장을 내놨다.

김동호 이사장은 “영화계의 여러 이해가 달랐기 때문에 그러한 결과가 나왔다고 본다”라며 “결정을 존중하면서도 개별적으로라도 영화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많은 단체들과 계속적인 대화와 설득을 전개했고 그 결과 거의 바라는 정도의 전폭적인 동참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영화제가 개최되는 날까지 영화계와 대화하는 노력은 계속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산 문제도 지적됐다. 영화제 예산으로는 정부 예산 9억 원, 부산시 예산 60억 원 규모에 스폰서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예년에 비해 영화제 정상 개최 여부가 불투명했던 터라 스폰서 예산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우려가 나왔다.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국비와 시비 예산은 이미 책정된 사안이고 추가로 시에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영화제 준비가 시간에 쫓겨 기업 등에 충분히 지원을 결정할 시간을 드리지 못했고, 아직도 결정되지 않은 몇 가지 안이 있어 전체 예산을 공개하지는 못하지만 이같은 사태를 충분히 예상했었기 때문에 제한된 규모에서 내실을 다지기 위해 충분히 준비해 온 상태”라고 밝혔다.

올해 처음 개최되는 부산 원아시아페스티벌과 행사 기간이 겹쳐 충돌이 일지 않겠냐는 지적도 나왔다.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행사 성격이 워낙 다르고 영화제와 운영 프로그램이 상반되기 때문에 서로 큰 피해를 줄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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