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은 후반에는 재미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초중반의 산만함 때문에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이준기는 이 산만함과 가벼움 속에서 진지함과 무게감을 더하며 드라마가 유종의 미를 맺게 했다. 4황자 왕소를 연기한 그의 뚝심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끝까지 드라마를 보게했다.

어릴 때 어머니인 황후 유씨(박지영)로부터 큰 상처를 받았던 왕소는 그 분노와 애증을 연기하며 시청자를 몰입하게 했다. 그는 영화 ‘왕의 남자‘와 사극 ‘일지매’ ‘아랑사또전’ ‘밤을 걷는 선비‘ 등에서 보여주었듯이 사극에도 잘 어울리고, 액션, 멜로를 모두 소화한다. 한마디로 다재다능하다.(사극에 잘 어울리는 연기톤을 잡는 게 정말 쉬운 게 아닌 것 같다)
‘달의 연인’에서도 다른 시간과 다른 세계에서 온 해수(아이유)에게 마음을 빼앗기게 되고, 피의 군주(광종)가 되는 과정에서 나온 멜로의 장벽을 잘 연기했다.

종반에는 특히 왕소라는 캐릭터에 흠뻑 빠질 수 있었다. 권력은 나누기가 힘들다는 점이 큰 특성이다. 왕소는 황위 경쟁에서 승자가 됐지만 황자들은 죽거나 자신을 떠나갔다. 궁중사람들도 한명씩 죽어나갔다.
이준기는 이런 데서 오는 감정인 ‘부생‘(浮生), 덧없는 인생을 연기로 보여주었다. 슬픔 가득한 그의 얼굴에서 나오는 감정신에 빠져들지 않기는 어려웠다.
‘달의 연인’이 새드엔딩을 맞기는 했지만, 왕소는 한 여자에게만 목숨을 거는 ‘직진남’이었다. 여성팬들이 좋아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겠다.
“너와 나의 세계가 같지 않다면 내가 널 찾아가겠어, 나의 수(아이유)야”
엄청난 몰입도로 연기하는 이준기가 앞으로 ‘개와 늑대의 시간‘ 같은 장르물을 해도 좋고, 초기에 출연했던 ‘마이걸’ 같은 로맨스물도 좋지만, 다음에 또 사극을 한다해도 열심히 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준기는 “정말 힘들었지만 제 인생에 또 하나의 멋진 캐릭터로 남아준 왕소에게 고맙다 하고 싶고 다음 생에선 더 행복한 삶을 살기를 그리고 해수와 함께 오래오래 행복하기를. 고생 많았고 왕소야 잘가”라면서 “왕소 캐릭터를 사랑해주신 많은 팬 여러분에게 감사하고 감동 받았습니다”는 말을 남겼다.
/wp@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