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美 공식 대선… 선거인단이 ‘배신투표’를 하려는 이유는?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11월 8일 미국 대선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승리로 돌아갔지만, 이날의 결과에 따라 주별 선거인단이 투표를 하는 12월 19일의 ‘공식 대선’이 남아있다. 이 공식 대선에서 반란을 꿈꾸고 있는 이들이 있다.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일부 민주당 선거인단들이 공식 대선에서 ‘배신의 투표’가 나오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8일의 유권자 선거 결과를 따르지 않고 다른 후보에게 투표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

미 대선은 1차적으로 8일 있었던 주(州)별 유권자 선거를 치러 각 주에 할당된 선거인단이 어느 후보에게 투표할 지 결정되며, 2차적으로 12월 19일 이들 선거인단 538 명이 유권자의 뜻에 따라 각 후보에 투표를 하는 두 관문을 거친다.

문제는 선거인단이 유권자의 뜻을 배신하고 다른 후보에게 투표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는 것이다. 미국 50개 주 중 21개는 선거인단이 유권자의 뜻에 따를 법적 의무가 없다. 굉장히 드문 일이지만 실제 1808년 대선에서 6명의 선거인단이 그러한 배신을 실행에 옮긴 바 있다. 이러한 선거인단을 미국에서는 ‘faithless electors’라고 한다.

폴리티코는 이번 선거에서 최소 6명의 민주당 선거인단이 공화당 선거인단들에게 트럼프를 찍지 말라고 로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물론 그들이 실제 트럼프 당선 저지가 가능하다고 믿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는 306명의 선거인단을 차지했기 때문에 그의 당선을 막으려면 최소 37명의 마음을 돌려야 하는데 이는 불가능에 가깝다.

대신 그들이 실현가능한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은 미국 대통령 선거제도의 문제점을 공론화시키는 것이다. 선거인단의 간접선거로 승자가 결정되는 미 대선은 민의를 왜곡하는 결과를 낳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트럼프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보다 173만표나 적은 표를 얻고도 선거인단 제도의 허점 덕에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배신의 투표’를 독려하는 선거인단들은 민주당 쪽 선거인단에게도 힐러리를 찍지 말라고 독려하고 있다. ‘배신의 투표’가 많이 나오면 많이 나올수록 제도의 문제점이 부각되기 때문이다.

한 선거인은 “만약 이 문제를 의회로 가져가게 되면 정치적 후폭풍을 불러올 논쟁이 일어 충분한 사람들이 선거인단 제도에 대해 들여다보게 될 것이다”라는 기대를 밝혔다.

선거인단 제도를 연구해온 텍사스 A&M 대학의 조지 에드워즈 교수는 “트럼프 선거인단이 8~10명만 다른 사람에게 투표하더라도 사람들의 주의를 끌 수 있다. 대선에서 그렇게 많은 선거인단이 배신의 투표를 한 일이 없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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