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휘재 ‘진화’가 안되네

‘연기대상’ 진행논란 사과 불구
핀잔줘 웃음유발 누적불만 표출

이휘재<사진>의 ‘2016 SAF 연기대상’ 진행 논란은 많은 걸 생각하게 한다. 이휘재는 시상식 진행을 하다 나름 재미있게 해볼 요량으로 성동일의 의상을 지적하고, 조정석과 아이유에게도 무리한 발언을 했다.

이휘재는 자신의 진행이 논란이 되자 재빨리 SNS에 거듭 사과한다는 글을 올리고, 추최측인 SBS 측도 “반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대중 정서는 이를 용인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통상 잘못했다고 사죄하면 그냥 넘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것 같다. 후폭풍이 좀 세다. 이는 몇가지 특수성이 반영된 것이며, 변화되고 있는 대중 정서를 보여주기에 다른 MC들, 다른 방송인들에게도 모두 적용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번 일은 이휘재의 시상식 실수 하나를 가지고 문제를 삼는게 아니다. 시상식 진행 실수는 하나의 계기이자 촉발점이다. 그동안 누적돼 온 문제들이 함께 농축돼 제기된 것이라 생각한다.

우선 이휘재의 진행은 옛날 스타일이다. 남에게 약간 핀잔을 줘 웃기는 스타일이다. 유희열이나 신동엽이 가끔 구사하듯이 엄청난 내공 없이는 이런 방식의 시효는 끝났다고 봐야 한다. 이번에 이휘재의 문제가 된 대목들도 논란만 일으킨 채 재미는 별로 없었다. 이휘재는 깐족, 또는 얄미운 캐릭터 이미지까지 있어 남을 까는 것은 더욱 위험하다. 그 두가지가 겹쳐 이휘재에게는 후폭풍이 커졌다.

요즘은 아무리 능숙하게 진행을 잘해도 태도가 불량하면 대중의 비난을 받게 된다. 이휘재는 진행 준비도 그렇게 많이 한것 같지 않았고, 태도도 불량할 때가 있었다.

이휘재가 진행을 못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잘 하는 것 같지도 않다. 진행이 매끄럽다 정도에서 그쳐서는 안된다. 이는 별로 변한 게 없이 시종 비슷한 진행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너무 많이 나온다. 배우건, 가수건, 방송인이건 다작(多作)을 하려면 변신도 하고, 대중정서도 부지런히 파악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오래 해먹는 사람들에 대한 거부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휘재에 대한 안티는 별다른 노력도 안하고 매번 비슷한 진행으로 다작을 하는 MC에 대한 거부감이 반영됐다고 본다. 처음에는 잘했다고 평가를 받지만 그 틀이 반복되면 칭찬해주지 않는다. 대중은 과거보다 이런 연예인에 대해 더욱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이휘재는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살리는데 기여는 했지만 너무 오래 출연하고 있다. ‘슈퍼맨’을 살린 건 추사랑(초반)과 삼둥이(중반)였다. 그들은 모두 하차했다. 그렇다고 이휘재도 하차하라는 건 아니다. 하지만 항상 좋을 수가 없는 리얼리티쇼에서 들어오고 나감에 대한 선택을 잘 해야 한다.

앞으로 이휘재가 대중정서를 받아들인다면 MC라는 가게를 키울 게 아니다. 오히려 소소하게 (프로그램 수를) 줄여나가야 한다. 그러면서 작은 가게지만, 그 가게에만 있는 상품과 인정, 이런 내실들로 승부함이 옳다고 본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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