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 ‘신혼일기’를 끌고가는 힘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 tvN 예능 ‘신혼일기’는 안재현 구혜선 부부의 소꼽장난 같은 알콩달콩 신혼 이야기를 담고있다.

일반 시청자가 보기에는 조금 거리가 있는 그림이다. 그럼에도 계속 볼만했던 것은 두 사람의 리얼 신혼 스토리가 그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3회이후부터 비슷한 양상이 반복· 지속되고 있다. 눈이 내려 동화 같은 강원도 인제 시골집속에서 애완견과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이어 생활에서 생긴 갈등을 긴 대화로 풀어가는 부부의 모습을 거치면서 식상함도 조금씩 생겼다.


약간 지겨워지면서 무슨 ‘미션’이라도 넣어야 되는 것 아니냐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렇게 되면 프로그램이 깨질 수도 있다. 오로지 두 사람의 매력으로만 가야 하는 게 ‘신혼일기’의 숙명이다.

아직 ‘안구커플’의 매력이 다한 건 아니지만, 위태한 부분도 있다. 멀티테이너이자 아트테이너 구혜선은 아티스트의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프로페셔널이 아닌 아마추어, 때로는 함량 미달 느낌이 난다. 이걸 보완해주는 게 ‘식물남’ 안재현이다.

안재현은 “이번만큼은 구님이 따뜻한 사람으로 보였으면 좋겠다. 제가 별로여도 구님이 멋진 사람으로 보였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애정을 표현했다. 

아내에 대한 칭찬, 아내를 받들어모시고 사는 남편의 그림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다. 안재현이 이렇게 받아주고, 적응 못할 때도 있는 구혜선에게 맞춰주느라 정신없기도 하는 그림으로 ‘신혼일기’는 유지되고 있다. 안재현이 안받아주면 구혜선은 ‘민폐녀’가 될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벌써 안재현이 ‘구님‘, ‘여보야’ 하고 부르는 것에 한계에 왔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크게는 나영석 예능의 미덕이자 매력, 작게는 ‘신혼일기‘의 매력은 판타지다. 농촌이건 어촌이건 한적한 시골이건 “나도 저렇게 하고싶다”를 이끌어내는 게 나영석 예능의 핵심이다.

‘신혼일기’는 그런 판타지가 많이 사라져버렸다. 기대치도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 인제군 기린읍내 전통시장을 가고, 자작나무 숲을 가도 엇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는 듯하고, 무엇보다 예측 가능하다는 점이 궁금증을 떨어뜨리고 있다. 2~3년전에 비해 시청자들이 소소한 판타지를 즐길 여유가 없게 됐다는 점도 ‘신혼일기‘의 수명을 단축시킨다.

물론 소소하고 잔잔한 소품 같은 예능에 지나친 의미 부여를 하겠다는 자체가 무리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관계속에서 이들의 매력이 조금 더 드러나 “나도 그렇게~”라는 생각이 들게 해야 할 것 같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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