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산자부 장관의 수상한 측근 인사?

-백운규 전 장관, 한양대 시절 2억 연구비 지원 업체 대표 국가에너지위원으로 위촉
-산자부는 “네이버 검색으로 추천했다” 황당 해명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이 국가에너지위원 위촉 과정에서 자격 요건이 의심되는 지인이나 측근을 임명 강행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은 2일 3차 에너지기본계획을 정할 70여명의 규모의 ‘워킹 그룹 위원회’의 발족 과정에 의혹을 제기했다. 올해 2월 뽑은 인사 중 ‘산업 일자리 분과’에 중소 가스터빈 제조업체 성일터빈의 우타관 대표가 ‘가스터빈’ 분야 대표로 뽑힌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총 12명이 뽑힌 업계를 대표하는 인물 중 대부분은 공기업이나 대기업 등 각계를 대표할 만한 인물들인 반면, 우타관 대표의 성일터빈은 국내 시장에서도 점유율이나 인지도가 미미한 곳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누가 보더라도 백운규 전 장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으며 설사 위원으로 추천됐다하더라도 구설수에 오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백운규 전 장관이 이를 배제했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우타관 대표는 백 전 장관이 한양대 재직 시절 2억 원의 연구비를 대주는가 하면, 문재인 대통령의 캠프에 같이 참여해 ‘탈원전 정책 등 에너지 부문 정책 자문’ 활동을 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백 전 장관은 후보자 시절 인사청문회에서 우타관대표와의 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이를 전면 부인했는데, 임명 후 실제로 커넥션이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성일터빈은 총 4번의 관련 연구를 진행했었는데, 이중 1번은 백 전 장관과, 나머지 3번은 백운규 전장관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연길 교수와 연구를 진행했다.

우타관 대표는 올해 4월 산업 일자리분과 회의에서 적극적으로 ‘LNG 보급을 위해 가스터빈 연구가 필요하다’ 강력 주장했고, 실제 연구 과제로 채택되기도 했다.

또 올해 에너지기술평가원이 진행 중인 320억 원대 가스터빈 개량 사업에서 우타관 대표의 업체는 대기업인 두산중공업과 연계해 단독입찰 후 낙찰을 받기도 했다. 에너지기술평가원은 수백억 원대 사업임에도 입찰자가 우타관 대표측 밖에 없어 한 번 유찰됐다가, 재입찰이 진행됐지만 우타관측만 입찰에 참여해 수의계약 같은 형태로 체결됐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백 전 장관은 탈원전 정책을 내세우면서 반사이익 기대되는 LNG 업체대표를 장관의 지위를 이용해 국가에너지 위원으로 위촉하고 일감마저 몰아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와 관련 산자부는 의원실에 보낸 임명 경위 설명문에서 “담당자가 네이버 검색창에 ‘가스터빈’ ‘중소기업’ 등의 검색어로 검색한 뒤 골랐다”는 황당한 언급을 하기도 했다. 산자부는 “2월 중순 3차 에기본 담당실무자가 가스터빈 분야의 유망 중소기업을 인터넷 검색(검색어: 가스터빈, 중소기업)한 결과, 성일터빈이 해당분야의 우수 중소기업으로 대표성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했고, 홈페이지 등 확인후 대표자인 우타관 위원을 산업 일자리 분과 위원 위촉(안)에 포함했다”고 전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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