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회서 로드맵 발표…”동포사회·모국 상생에 앞장”
한글학교·소외 동포·국내 체류 동포 지원
“재외동포청은 재외동포와 함께하는 공공외교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려고 합니다. 동포들이 거주국에서 한민족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갖고 활약할 수 있도록 현지 교과서에 한국의 발전상을 수록하는 데 집중하겠습니다.”이기철 재외동포청장은 동포청 출범 100일을 맞아 13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청장은 “외국 교과서에 한국의 정치·경제 발전상을 수록하는 일은 현지화하는 동포 차세대에게 모국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주는 일”이라며 “궁극적으로는 동포사회와 모국이 상생 발전하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80여개국 중에서 유럽연합(EU) 수준의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달성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며 “동포사회가 충분히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청장은 “공공외교 사업은 외국 교과서뿐만 아니라 현지 언론 등에도 한국을 알리는 일이므로 현지 사정에 능통한 동포사회가 참여하는 형태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청장은 “재외동포재단과 달리 동포청은 정책 수립 기능이 있다”며 “이를 위해 출범 후 미국, 일본 등 4개국에서 동포간담회를 열었고, 내년까지 다수의 동포가 거주하는 중국 등 20여개국에서 간담회를 열어 현안을 파악하고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사할린 한인의 영주귀국 대상 확대, 선천적 복수국적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적이탈 조항 완화, 해외 입양인의 거주국 법적 지위 향상 등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예산이 대폭 늘어난 점도 소개했다. 2023년도 동포재단 예산은 630억원이었는데 동포청의 내년 예산은 1천55억원이다.
외교부의 재외동포 관련 예산이 더해진 측면도 있지만 이를 빼도 147억원이 늘어났다.
이에 대해 그는 “정부가 전체적으로 예산을 삭감하는 상황인데 오히려 증액한 것은 재외동포의 중요성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청장은 특히 차세대 육성 예산이 증액됐다고 밝혔다.
그는 “한글학교 운영 및 교사 육성 지원금을 160억원에서 204억원으로 28% 증액했고, 차세대 초청 연수 규모를 2천300명에서 3천명으로 늘렸다. 5년 후에는 9천명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규 사업으로 소외 동포 초청사업과 국내 체류 동포 지원을 꼽았다.
원폭 피해 재일동포, 파독근로자, 고려인 등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동포들을 모국으로 초청해 모국과의 유대감을 높이는 사업에 나선다.
또 인구절벽의 해법으로 재외동포의 모국 체류·정착 지원 사업도 펼친다.
지금까지 재외동포재단의 사업 대상은 해외 거주 동포로 제한돼 있어서 국내 체류 동포는 각종 지원에서 소외됐었다. 동포청은 이들이 모국의 일원으로 소속감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재외동포재단이 펼쳐왔던 사업에 관해서는 성과를 높이기 위해 내실화를 추진한다고 덧붙였다.
이 청장은 “최근에 경력경쟁 채용을 통해 필요 인력을 각 부서에 배치했기에 각종 사업이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르게 될 것”이라며 “문턱을 낮추고 현장과 소통해 동포들의 손톱 밑 가시를 빼주는 동포청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