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완패’…의료계 제기 의대증원 소송 ‘1라운드’ 성적표 보니

멈춰달라며 정부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의 항고심이 이르면 16일 결정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앞에 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의대생 등이 의대정원 증원에 반발해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이 항고심에서 기각·각하 결정을 받음에 따라 정부와의 소송전 ‘1라운드’가 사실상 의료계의 완패로 끝나는 모양새다.

의료계가 ‘2천명 증원’에 맞서며 제기한 소송은 20건에 육박하지만 집행정지 혹은 가처분을 끌어낸 경우는 발생하지 않았다.

16일 법조계와 의료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의대생 등이 ‘2000명 증원’과 관련해 제기한 행정·민사소송은 총 19건으로 이 가운데 집행정지와 가처분 등으로 증원의 일시 정지를 신청한 사건은 16건이 해당된다.

16건 중 절반인 8건은 국립대학교 의대생들이 국가와 각 학교 총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회장을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이다. 이들은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을 멈추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나머지 8건은 의대생·교수·전공의·수험생 등이 복지부와 교육부를 상대로 낸 집행정시 신청으로 “2025학년도 의대 2000명 증원을 취소하라”며 제기됐다.

집행정지 사건의 경우 8건 중 7건이 1심에서 ‘신청인 적격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돼 항고심까지 갔는데 이날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 구회근·배상원·최다은)가 각하·기각 결정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의대생 등이 이날 항고심 결정에 불복해 재항고할 순 있지만 대학별 증원이 이달 말 최종 확정되는 만큼 결과를 뒤집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상황이다.

나머지 1건에 대해서는 아직 1심 결정이 나오지 않았다.

가처분 사건 8건도 모두 1심에서 기각, 혹은 이송 결정이 나와 신청인 측은 항고했다.

결론적으로 16건 중 15건이 적어도 1심에서 기각·각하됐다.

의대생과 교수, 전공의 등이 정부를 상대로 낸 의대 정원 배정 처분 취소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이 이르면 16일 결정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의사들이 복도를 지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통상 대법원이 사건 기록을 넘겨받아 재항고이유서 등을 검토한 후 대법관 합의를 통해 결정을 내는데에는 빨라도 2달은 소요된다.

다만 의대생 등을 대리하는 이병철 법무법인 찬종 변호사는 “이미 쟁점이 잘 알려진 만큼 일주일이면 재항고심 심리와 결정이 가능하다”며 “사건의 중대성과 긴급성을 고려하면 이달 31일 이전에 대법원의 최종 결정이 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송전은 아직 진행 중이다.

집행정지 사건 8건에 대해서는 모두 관련된 본안 소송도 제기됐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본안에서도 내년도 증원이 취소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시각이 있다.

이론적으로는 본안 재판부가 정부 처분의 위법성은 인정하면서도 공공복리에 현저히 적합하지 않아 청구를 기각하는 ‘사정판결’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의료계는 사정판결에 근거해 정부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별도로 내후년도 이후의 증원 불복 소송을 다시 제기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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