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2주만에 세일즈외교 재가동

윤석열 대통령은 6∼11일 필리핀, 싱가포르, 라오스를 방문한다. 윤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 한·아세안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할 방침이다. 아울러 이시바 시게루 신임 일본 총리와의 첫 정상회담도 추진한다.

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6일부터 김건희 여사와 5박 6일에 걸쳐 동남아 3개국 순방에 돌입한다. 지난달 19~22일 2박 4일 간의 체코 방문 이후 약 2주 반만에 외교 무대로 나가는 것이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6~7일 필리핀을 방문해 한국전 참전기념비 헌화, 동포만찬간담회, 리잘 기념비 헌화, 필리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국빈 오찬, 한·필 비즈니스포럼 등도 참석한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 협력 강화 방안이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특히 필리핀이 자원 부국인만큼 니켈·코발트 등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 관계 발전에 중심축이 된 무역과 투자 협력을 확대하고, 우리 기업의 대형 인프라 사업 수주 지원 등 세일즈 외교도 진행한다. 공급망, 방산, 에너지, 해양 등에도 협력 지평을 확장하는 방안을 협의한다.

윤 대통령은 8일부터는 싱가포르를 찾는다. 같은 날 오전 공식 환영식 참석을 시작으로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싱가포르 대통령과 면담 후 로런스 웡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후 윤 대통령 부부는 웡 총리 부부와 난초 명명식을 한 뒤 친교 오찬을 진행한다. 전직 총리를 접견해 국제 정세 등을 논의하는 자리도 갖는다.

아울러 우리 기업 진출 현장 방문과 한·싱가포르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다. 저녁에는 타르만 대통령 주최 국빈 만찬 참석 후 9일 동남아연구소 주최 싱가포르 렉처 행사에서 연설을 진행한다.

윤 대통령은 싱가포르와 에너지를 비롯한 공급망과 인공지능(AI)·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 협력을 모색할 방침이다. 한·싱가포르 수교 50주년을 앞두고 양국 간 협력 패러다임을 진화할 수 있다는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순방 마지막 행선지인 라오스에서는 10~11일 간 한·아세안 정상회의와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등 다자외교를 진행한다.

이번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국과 아세안은 양자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10일 저녁 라오스의 통룬 시술린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라오스 총리 내외가 여는 아세안 갈라 만찬에 참석한다. 이후 윤 대통령은 11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한 뒤 같은 날 오후 귀국한다.

이번 방문에서 윤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 간 회담 성사도 주목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한일 회담 관련해 “한국과 일본이 우선적으로 양자 회담 파트너로 생각하고 서로 협의해야 할 대상 아닌가 생각한다”며 “일본 총리가 라오스에 온다는 전제로 한일 간의 양자 회담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일 간에 처음 얼굴 마주하고 양 정상이 셔틀외교 취지 이어간다는 의미가 가장 크다”며 “해오던 문제를 더 발전적으로 이행해 나가고 지혜를 모아서 한일 관계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 진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또 한일중 3국 정상회의에 대해서는 “불과 몇 달 전에 한일중 정상회의가 개최됐으므로 3국 간의 정상회의가 아세안에 추진되지 않아도 될 듯 싶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리창 총리와도 4월에 별도 만남을 가졌다는 점에서 한중 정상회담은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도 했다. 서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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