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회장이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고려아연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고려아연은 3일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는 영풍·MBK파트너스가 법원의 결정을 무시하고 시세조종 및 시장교란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고려아연의 배당가능이익 한도가 586억원에 불과하다'는 영풍·MBK 측 주장에 대해서는 "허위사실 유포 행위"라며 금융감독원 신고와 형사 조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전날 영풍·MBK 연합이 법원에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 매수 절차를 중지해달라는 가처분을 추가로 제기한 것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전날 서울중앙지법은 영풍 측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을 상대로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 결정했다.
이 결정으로 고려아연은 영풍·MBK 연합이 고려아연 주식 공개 매수를 통해 경영권을 인수하려는 시도에 맞서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한 지분 방어가 가능해졌다.
고려아연은 법원 판결 직후 이사회 결의를 통해 글로벌 사모펀드 베인캐피털과 손잡고 총 3조1000억원을 투입해 주당 83만원에 전체 주식의 18%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공개 매수하기로 했다.
그러자 영풍·MBK 연합은 다시 서울중앙지법에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 목적의 공개 매수 절차를 중지하라는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고, 자사주 공개 매수에 찬성 결의한 이사들을 형사 고소했다.
고려아연은 이에 대해 "해당 재판부를 무시한 것을 넘어 시세조종과 시장교란 의도를 가진 악의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고려아연은 "해당 가처분이 앞서 본인들이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 재판부에 똑같이 배당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또 동일한 이유로 이번 가처분 신청도 기각될 것을 알면서도 일단 시장 불안을 키우“고 시간을 벌기 위해 또다시 가처분을 신청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 매수에 주주나 투자자들이 응하지 못하도록 사실상 각종 소송제기를 통해 '겁박'하려는 속셈도 담겨 있다"며 "고려아연 주가를 낮추기 위해 가처분 신청을 재탕, 의도적으로 오남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고 덧붙였다.
고려아연은 전날 법원이 영풍·MBK 연합이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 금지, 공개 매수 기간 자기주식 취득의 위법성, 배임 소지, 시세조종 등의 모든 주장을 재판부가 인정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은 이날 별도의 입장문을 내고 영풍·MBK 연합이 주장하는 '고려아연의 배당가능이익 한도가 586억원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박 사장은 "고려아연은 법적으로나 회계적으로 분명하게 6조원 이상의 배당가능이익이 있으며 이를 통한 자사주 매입이 가능하다"며 "실제 돈을 가지고 있고, 공개 매수를 진행하고 있는데, 허위 사실로 고려아연 주주들을 불안케 하는 저들에 대해 금감원 신고와 형사 조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이어 "저희 경영진은 법조계와 경영·회계·재무 전문가들, 대법원 판례와 각종 법률에 의거해 저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명확히 밝히며 이런 진실에 제 대표직을 걸겠다"고 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법원의 결정을 무시하고 시장을 교란하는 영풍과 MBK의 행위에 단호히 맞설 것이며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