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조종당한다” 프로파일러도 놀란 개인정보 빼가는 요즘 사기 수법

대한민국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가 신종 사기 수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지식인사이드]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스미싱, 메신저 피싱, 해킹, 몸캠피싱, 로맨스 스캠, 딥페이크 피싱 등 보이스피싱 수법이 점점 교묘해지면서 피해자가 증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피해액만 3242억 원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대한민국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는 최근 유튜브 ‘지식인사이드’ 영상에서 누구나 모르면 당할 수 있는 신종 사기 수법에 대해 소개했다.

권 교수는 “개인정보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성명, 주민번호, 집 주소 이런 거만 얘기한다. 그런데 나에 대한 모든 게 개인정보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며 “취향, 취미, 내가 자주 가는 집, 장소, 이런 게 다 개인정보다. 그런데 대부분 SNS에 많이 올려 놓는다”고 했다.

그는 이어 “기본적인 중요 정보들은 해킹을 통해서 많이 가져간다”며 “피해자한테 전화를 걸었을 때 제일 먼저 확인하는 게 신상정보다. 정말 교묘하다. 순식간에 조종당한다”라고 말했다.

택배나 배달음식을 이용한 사기 수법 [게티이미지]


권 교수에 따르면 범죄자들이 개인정보를 털어가는 신종 수법은 이렇다. 집 앞에 박스 하나를 택배인 것처럼 가져다 놓는다. 집에 거주하는 사람은 나와서 문 앞에 놓인 박스를 발견한다. 주문한 적이 없는 택배다. 그런데 박스에 전화번호가 적혀 있다. 가해자 전화번호다. 피해자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게 된다.

권 교수는 “전화를 걸어서 ‘택배가 잘못 왔다. 당신 것 같은데 찾아가야 된다’라고 하면 ‘거기 어디에요?’ ‘여기 무슨 아파트 몇 동 몇 호예요’ ‘어, 성함이 어떻게 되시는데요?’ 집 주소, 몇 동 몇 호, 내 이름, 내가 개인정보를 다 알려준다”고 말했다.

이어 “범죄자들이 순식간에 사람을 조종한다. 경제범죄, 사기범죄에 사이코패스들이 많다”며 “어떤 경우이든 내 스스로 내 정보를 알려주려는 순간 입을 닫아야 한다. 그 수법을 다 외울 수 없으니까 머릿속에 기억만 하면 된다”고 했다.

또 권 교수는 공공기관을 사칭한 범죄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만약에 실제 법원이나 경찰이 전화했더라도 끊었다고 해서 처벌은 안 받는다”며 “20대 초반에 경험이 없는 피해자들은 큰 일 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정말 문제가 될 것 같다고 하면 경찰이든 법원이든 검찰이든 찾아온다. 경찰서나 검찰청 문 앞에서 만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범죄자가 ‘10시까지 돈 1000만원 찾아서 검찰청 앞으로 오세요’라고 한 뒤 주차장에 숨어 있다가 검찰청 문 앞으로 걸어 나오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피해자는 검사라고 생각한다”며 “피해를 당하는 분은 어리석고 바보같아서 속는 게 아니다. 당연한 상식적인 행위를 하도록 유발하게 만든다. 누구라도 당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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