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멕시코 이어 트럼프 ‘관세폭탄’ 예고에 보복 관세 검토

트뤼도 총리, 긴급 대책 회의
앞서 멕시코도 ‘맞불’ 예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지난 26일(현지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타와의 의회 언덕에 있는 하원에서 질의 응답을 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캐나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첫날 예고한 관세 폭탄에 맞서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검토 중이라고 AP 통신이 28일(현지시간) 캐나다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당국자는 캐나다 정부가 모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으며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경우 어떤 제품을 겨냥해야 할지를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아직 아무런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캐나다는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캐나다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추가 관세를 발표했을 때에도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당시 보복 관세 대상으로는 요구르트, 위스키 등의 품목이 선별됐는데 이는 미 연방 상·하원의장의 고향 특산품들이었다.

캐나다는 트럼프 당선인 복귀에 따른 무역 전쟁 재연에 대비하는 한편 트럼프 당선인이 관세 배경으로 내건 국경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25%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멕시코와 캐나다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유입되는 마약과 불법 이민자를 문제 삼았다.

캐나다 당국자들은 캐나다보다 마약과 이민자 유입이 훨씬 많은 멕시코와 캐나다가 한데 묶이는 것이 부당하다면서도 캐나다 측 국경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추가 투자를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고 AP는 전했다.

AP에 따르면 미국 국경순찰대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11개월간 미국-캐나다 국경에서 한 체포 건수는 2만3721건으로, 멕시코 국경에서 지난 10월 한 달 동안에만 이뤄진 체포 건수인 5만6530건에도 한참 못 미친다.

이런 가운데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관세 발표 직후 트럼프 당선인과 전화 통화를 한 데 이어 27일에는 주 정부 수장들과 긴급 화상 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재무장관은 트뤼도 총리와 각 주 정부 수장들이 이날 회의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위협에 맞서 단합되고 조직적인 방식으로 협업하는 것에 동의했다면서 “우리는 우리가 이 위기에 맞서 현명하고 강하며 단합할 필요가 있다는 것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캐나다와 함께 관세 폭탄을 맞게 된 멕시코 정부는 앞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동일한 관세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대화를 통한 접점을 찾으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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